주택연금 가입기준 손질…'공시가 9억→12억' 될 듯(종합)

by서대웅 기자
2022.11.22 15:30:40

정무위에 의견..."노후소득 기반 마련"
"대면 편취형 금융사기도 규제 필요"

[이데일리 서대웅 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매달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기준을 현재 공시가격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4~5년간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공시가 9억원을 넘는 주택이 크게 늘었지만, 주택연금 신청은 할 수 없어 노후대비가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주택연금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한 국정과제이기도 한데다 여야간 이견이 크지 않아 이르면 연내 관련 법안 개정안이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이데일리DB)
22일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현재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설정된 주택연금 가입 가능 주택 가격의 상한을 완화 또는 폐지하자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등의 한국주택금융공사법안에 대해 일부 수용 의견을 냈다. 금융위는 검토 의견에서 “공시가격 상승 추이 등을 고려해 더 많은 고령층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연금의 가입 기준을 공시 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 이하’가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부동산 시장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공동 주택은 2019년 21만8000여채에서 지난해에는 52만4000여채로 140% 급증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11억 원으로, 같은 해 12월 소득세법상 고가 주택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사례를 들어 주택연금 기준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득·자산이 부족한 고령자의 생활비 보조라는 주택연금의 도입 취지 및 한정된 재원을 고려할 때 급격한 가입 기준 완화보다는 점진적으로 가입 요건을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내놨다.

아울러 가입 가능한 주택 가격의 상한을 법률이나 시행령으로 정할지와 3년마다 정기적으로 적정성을 검토할지는 입법 정책적인 문제지만, 공공기관 자금을 활용한 초장기 상품인 주택연금 특성상 가입 요건은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4월 부부 중 1명이 만 55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는 일반형 주택연금의 경우 가입대상 주택 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 이하’로 올리는 방안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택연금은 주택을 담보로 맡기면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매달 연금을 받는 정부 보증 금융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담보주택의 보증서를 발급하면 이를 은행에 제출해 대출을 실행하고 이 자금을 연금으로 받는 것이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현재 10만명을 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최근 6년(2016년~2021년)간 매년 1만명 이상이 가입했으며, 특히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매월 1000명 이상이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집값이 하락한다는 예상에 서둘러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올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을 받게 되면 가장 많이 접하는 상품이 ‘일반 주택연금’이다. 현재는 공시가 9억원 이하(시세 약 12억 원) 주택을 소유하고, 부부 중 한 사람이 55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다주택자라도 공시가격 합산액이 9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고, 공시가격 등이 9억원을 초과하는 2주택자의 경우 3년 이내에 1주택을 팔겠다고 약속하면 가입할 수 있다.

우대형 주택연금 상품도 있는데, 이는 본인 또는 배우자 중 한 명이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 2억원 미만 1주택자만 가입 가능하다. 물론 담보로 잡으려는 주택에 담보대출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상환해야 가입이 가능하다.

연금액은 가입시점의 가입자 연령(부부중 연소자 기준) 및 주택가격 등에 따라 결정된다. 연령이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주택연금을 더 많이 수령할 수 있다. 한번 설정된 가격은 주택가격이 내리거나 올라도 변동이 없다. 이 때문에 가입 시점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