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범 직접 잡아”…영화 ‘시민덕희’ 실제 주인공, 5000만원 받는다
by강소영 기자
2024.08.27 14:33:39
보이스피싱범 잡는 영화 ‘시민덕희’ 실제 모델
김성자씨,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정보 입수해 제보
원래 포상금 1억인데…경찰은 100만원 만 제시
권익위, 공익 증진 기여로 5000만 원 지급 결정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보이스피싱범을 직접 잡은 실화를 모티프로 한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 김성자 씨가 포상금 5000만 원을 받게 됐다.
26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부패·공익신고를 통해 공공기관에 현저히 재산상 이익을 가져오거나 공익의 증진에 기여한 신고자들에게 포상금 총 8100만 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가 친구들과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 총책을 잡으러 나서는 이야기로, 덕희의 실제 모델인 김 씨는 지난 2016년 1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속아 11회에 걸쳐 2730만 원을 송금했다.
이후 김 씨는 직접 증거 자료와 조직원들의 정보를 입수해 경찰에 제보했고, 김 씨의 활약으로 보이스피싱 총책급 조직원을 비롯해 일당 6명이 검거됐다. 또 피해자 72명이 당한 피해액 1억 3500만 원을 확인함과 동시에 234명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 씨의 혁혁한 공에도 당시 경찰은 김 씨에게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사건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김 씨의 활약으로 검거할 수 있었다는 내용을 빠트렸다. 또 평소 ‘보이스피싱 신고 포상금 1억 원’이라고 홍보한 것과 달리 김 씨에 100만 원만 주려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권익위는 김 씨가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점 등 공익 증진 기여를 높게 사 사기 피해 금액의 약 2배인 포상금 5000만 원을 지급키로 했다.
김씨는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액은 물론,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 “이번 포상금 지급으로 명예를 회복하고 그간의 고생도 보상받은 것 같아 권익위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김 씨 외에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검정고시 및 특정지역 출신 지원자 등을 같은 조에 편성해 합격률을 현저히 낮추는 등의 입시비리 신고자가 1000만 원, 해외에서 공급받은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해 불법유통을 시도한 국내 판매책을 신고한 신고자가 950만 원, 한 지자체의 시장 재직 중 취득한 내부개발정보를 이용해 가족 명의로 부동산 투기를 한 행위 신고자에 35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