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 논란 딛고 대법관 오른 이숙연…6일 취임

by최오현 기자
2024.08.05 16:18:09

이숙연 후보자 내일 임명 후 취임식
대법원 3부 구성 완성…전합 재판 영향 촉각
이 후보, 젠더이슈 및 기술분야 '진보적' 평가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국회가 5일 본회의를 열고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하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중도·보수 색채가 짙어졌다. 이번 인선이 최종심으로서 사회적 법리 기준이 되기도 하는 대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총 투표수 271표 가운데 찬성 206표·반대 58표·기권 7표로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지난 2일 퇴임한 김선수·이동원·노정희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며 대법관 공백 우려는 일찌감치 해소됐다. 이 후보자는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 재가를 거쳐 대법관으로 최종 임명될 예정이다. 대법원은 오는 6일 오후 이숙연 대법관 취임식을 예고했다.

이 후보자와 같이 임명 제청된 노경필·박영재 대법관은 앞서 지난 1일 국회에서 283명 투표자 중 각각 10개와 12개의 반대표를 받으며 일찌감치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20대 자녀의 갭투자 방식을 통한 주택 매입과 비상장주식 보유를 둘러싼 ‘아빠 찬스’ 논란이 대두되면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보류됐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배우자와 자녀 보유의 37억원 상당의 비상장주식의 기부 절차를 마무리하며 논란을 종식했다.

그는 지난 2일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에게 별도 서한을 보내 “청문회 과정에서 재산 문제 및 그와 관련된 사려 깊지 못한 답변으로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로 인해 대법원 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저의 불찰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적격·부적격에 대한 결론 없이 긍정·부정 평가를 모두 담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야당 측은 이 후보자 가족의 재산 축적과정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부정 의견을 내놓은 동시에 젠더 이슈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이고, 공대 출신으로서 법원의 기술 영역 도입에 진보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로써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 아래 13명의 대법관 재판부를 완성했다. 1부에 노태악·서경환·신숙희·노경필 대법관, 2부 김상환·오경미·권영준·박영재, 3부 이흥구·오석준·엄상필 대법관으로 구성됐다. 이 후보자는 노정희 전 대법관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3부로 배치될 예정이다. 이 후보자의 합류로 여성 대법관은 3명이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고 총 13명(조희대 대법원장 포함)이다. 이 중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대법관은 김상환·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을 제외한 10명이다. 특히 이 후보자를 비롯해 노경필·박영재 대법관이 이번에 합류하면서 중도·보수 성향 구성이 강화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내 대법관 4명을 추가 교체할 수 있다.

한편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는 여의도여고와 포항공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정보화심의관 등을 거쳐 특허법원 고법판사를 맡아왔다. 이 후보자는 오는 6일 취임식 후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며 주요 사건의 최종심을 담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