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9살 남매, 암호화폐 채굴로 월 3500만원 번다
by김다솔 기자
2021.09.01 14:35:36
3개월간 한 달에 3만달러 이상 수익내
유튜브·서칭 통해 채굴 방법 익혀
채굴회사 ‘플리퍼 테크놀로지스'' 설립하기도
방학 이용해 채굴…재투자해 대학등록금 마련 목표
| 미국 텍사스주에서 어린 남매가 가상화폐 채굴로 한 달에 약 3500만원 이상을 벌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이산 타쿠르(14)와 오른쪽 안야(9)다.(사진= CNBC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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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미국 텍사스주에서 어린 남매가 가상화폐 채굴로 매달 약 3500만원 이상을 벌고 있다는 소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산 타쿠르(14)와 안야(9)는 여름방학 동안 비트코인, 이더리움, 레이븐코인 등의 세 암호화폐를 채굴하며 월 3만달러(약 3474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산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수익도 창출하고 싶어 시작했다”며, 유튜브 동영상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채굴 방법을 익혔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4월 자신의 게임용 컴퓨터인 ‘에일리언 웨어’에 그래픽 카드를 부착하는 등의 작업을 거쳐 ‘이더리움 채굴기’로 개조했다.
처음에 이더리움을 선택한 이유는 비트코인의 경우 수량이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급증해 채굴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산은 “첫날엔 3달러(약 3400원), 첫 달(5월)에는 1000달러(약 116만원)를 벌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수익이 계속 늘면서 지난 7월 말에는 이더리움 채굴로 번 돈으로 ‘앤트마이너스’와 ‘엔비디아 RTX 3080-Ti 그래픽 카드’ 등의 추가 장비를 구입해 비트코인과 레이븐코인 채굴에도 나섰다.
이산은 가상화폐 채굴을 실제 채광에 빗대며 “삽 대신 컴퓨터를 이용해 금 조각이나 다이아몬드를 찾는 것처럼 암호화폐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남매의 부모도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그들은 “여름 내내 게임을 하는 대신 기술을 배웠다”며 흡족해했다. 이산과 안야는 지난 4월 30일 아버지 마니쉬 라지의 도움으로 채굴 회사 ‘플리퍼 테크놀로지스’를 설립할 수 있었다.
남매의 아버지는 기기 구매에도 도움을 줬다. 전 투자은행 직원인 그는 남매가 97개가 넘는 프로세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라지는 정확한 대출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반도체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암호화폐 채굴은 비싼 기기와 많은 에너지, 컴퓨터 연산력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장비 마련에 비용이 많이 든다. 남매가 주로 사용하는 엔비디아 RTX 3090 그래픽 카드는 한 개에 약 2500달러(약 290만원)에서 3000달러(약 347만원)에 이른다.
라지는 현재 추가 주문한 장비를 기준으로 이번달에는 총 3만6000달러(약 4169만원)를 벌 것으로 계산했다.
남매가 친환경 채굴을 지향하며 집에서는 100% 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서도 채굴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두 곳의 전기세를 합해도 월 3000달러(약 347만원)도 안 된다.
남매는 방학이 끝나면 학업과 균형을 맞출 것이며 수익을 바탕으로 사업 재투자 및 대학 등록금을 납부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산과 안야는 모두 의사가 꿈이다. 이산은 펜실베니아 대학에, 안야는 뉴욕대에서 의학을 공부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