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세계 최초 에탄운반선 만든다
by정태선 기자
2014.07.21 14:25:26
인도기업, 美 에탄 수입대비 발주
유조선보다 높은 선가..척당 1200억원 넘어
조선업계 신성장동력으로 부상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6만6000㎥급 LNG선. 카타르 왕비가 자신의 이름과 동일하게 모자(Mozah)라고 이름 붙인 이 선박은 지난 2006년 3월 당시 수주액이 사상최고가인 2억9000만 달러였다. 삼성중공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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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을 건조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 인도 리얼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미국산 에탄을 수입하기 위해 발주한 8만8000㎥급 초대형 에탄운반선 6척, 7407억 원 어치 규모를 수주했다. 척당 가격은 1234억 원 가량으로 유사 규모 가스 운반선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근 8만2000㎥급 초대형가스운반선(VLGC)은 8000만 달러(약 822억 원)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1월까지 선박을 인도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삼성중공업(010140)의 최초 수주로 본격적인 VLEC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셰일가스 열풍으로 천연가스 생산이 늘어나고 에탄 공급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얼어붙은 조선시장이 다시 풀릴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에탄 운반선은 셰일가스 등 천연가스에서 추출되는 에탄을 액화해 부피를 줄여 액상천연가스(NGL)형태로 운반한다. 미국이 최근 셰일가스 개발에 더해 에탄 생산량까지 늘리면서 에탄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81년부터 2008년까지 27년간 NGL의 생산 증가율은 0.4%에 불과했지만 2008년부터 작년까지 지난 5년간 성장률은 7.4%에 달했다. 미국산 에탄 수입에 유럽이나 아시아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이를 대비한 선박 발주도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기존 초대형가스선(VLGC)보다 가격도 비싸 조선업체에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이번 수주를 위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가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진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의 LNG-FPSO인 ‘프렐류드’를 수주한 경험 등 가스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점을 인정받아 수주를 따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