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호 기자
2014.04.18 21:38:08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에서 구조되고 난 뒤 18일 오후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감 A씨의 유서가 발견됐다.
단원고 교감의 지갑에서는 편지지에 손글씨로 작성한 유서가 나왔다.
수학여행 단장이었던 단원교 교감 A씨는 구조된 뒤에도 “나만 구조됐다”며 자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고 교감은 유서에서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고 적었다.
이어서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덧붙였다.
교감을 만난 단원고 교직원들은 “교감이 당시 배 안에서 제자들과 후배 교사들을 구하려고 분주하게 뛰어다녔다고 들었다”며 “구조되고 나서도 지병인 당뇨로 저혈당 쇼크가 오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체육관에 남아 구조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단원고 교감과 함께 근무했던 교원들은 그를 정직하고 과묵하며 후배교사를 도울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교육자로 기억했다.
한편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는 지난 16일 오전 9시쯤에 발생했다. 전라남도 진도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475명이 탄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좌초돼 침몰했다.
18일 오후 9시30분 기준 세월호 탑승객 475명 중 구조된 생존자는 179명이고 사망자는 28명, 실종자는 26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