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FC 단장 내정설 돌자” 단장 신설 조례 통과 논란

by이종일 기자
2023.12.15 17:13:57

시의회 상임위 부결한 개정안, 본회의서 가결
민주당 시의원 "단장 내정설, 사유화 등 우려"
김포시 "선수육성 위해 단장 전문성 필요" 반박

[김포=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프로축구단인 김포FC 안팎에서 단장 내정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가 김포FC 단장을 신설하는 조례 개정안을 의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경기 김포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김포FC 설립 및 운영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기존 조례에서 ‘김포FC 이사장은 시장으로 하고 대표이사는 단장으로 한다’는 규정을 ‘이사장은 시장으로 한다’로 수정한 것이다. 이는 단장을 대표이사가 맡지 않고 별도로 채용한다는 의미이다. 김포FC는 조만간 정관과 규정을 개정해 단장 신설 절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김포시가 제출한 이 개정안은 5일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찬성 3명(국민의힘 의원), 반대 4명(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부결됐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부의(附議) 요구로 본회의에 상정돼 찬성 7명(국민의힘 의원), 반대 6명(민주당 의원)으로 최종 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포FC 단장 내정설과 준비 부족, 대표이사의 사유화, 예산 부담 등을 지적하며 조례 개정을 반대했다.

유매희 민주당 시의원은 “개정안 심의 전인 지난달부터 김포FC 안팎에서 김포FC 직원 A씨가 단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조례 개정은 A씨에게 단장 자리를 내주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김포FC 대표이사 홍경호씨는 최근 김포FC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B씨를 자신의 회사 비서로 채용했고 B씨는 김포FC VIP실에 나와 업무를 살폈다”며 “대표이사는 김포FC의 재정이 어려워지자 사비 1억원을 유소년축구단 숙소 임차보증금으로 지급해 재단 사유화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내년 세수 부족으로 김포시가 긴축할 예정인데 신설되는 단장 연봉으로 7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시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포시는 “선수 육성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장을 신설하려는 것이다”며 “B씨가 VIP실에서 업무를 봤는지는 모르겠다. 유소년축구단 숙소 임차보증금건은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해 조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홍경호 김포FC 대표이사는 “단장 내정은 없다”며 “(임차보증금은) 건축주에게 빌려준 것이다. (비서는 김포FC에) 출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종우 국민의힘 시의원은 “단장을 신설하면 김포FC 프로축구 선수와 유소년 선수를 더 철저히 관리할 수 있다”며 “내정설이 돈다고 해서 필요한 조직을 만들지 못하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꼴이 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포FC는 2013년 김포시가 출연해 만든 재단이다. 매년 김포시 예산이 운영비로 지원된다.

김포시의회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