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도 우크라 연대…DIMF, 러시아 작품 보이콧

by김미경 기자
2022.03.08 15:28:47

러, 우크라 침공에 평화 연대 움직임 확산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이달 중 평화 콘서트
세종문화회관 ''평화의 빛'' 캠페인 동참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공연계에서도 평화와 연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문화예술계가 반전 메시지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공연 단체와 예술가들도 속속 합류하는 모습이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DIMF)은 8일 “세계 평화를 위한 전 세계적인 목소리에 동참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논의해오던 러시아 작품 초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DIMF는 오는 6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예정된 제16회 축제를 준비하면서 러시아 작품을 폐막작으로 추진 중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사태를 발생시킨 러시아 공연에 대해 초청을 전격 취소하기로 하고 전 세계 평화 촉구에 힘을 싣기로 했다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중앙역의 피란 열차 앞에서 연인 또는 젊은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작별하면서 여성이 울먹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경제 심장’인 항구 도시 오데사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사진=AFP/연합뉴스).
DIMF는 2009년 제3회 축제부터 러시아와 교류를 이어오며 지난 15년간 9개의 러시아 뮤지컬을 국내에 소개하는 등 협력을 이어왔다. 특히 제16회 DIMF가 2년 만에 글로벌 작품 초청을 재개함에 따라 지난 2020년부터 논의되어오던 러시아 창작 뮤지컬 초청을 위한 막바지 계약 조건을 협의 중이던 상황이었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이번 축제에 소개할 예정이었던 러시아 작품은 DIMF가 지난 2년간 공들여 준비한 작품으로 작품성, 음악성, 대중성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어 DIMF를 통해 국내에 꼭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었다”면서도 “전세계가 평화를 촉구하는 마음으로 하나되고 있는 지금은 더 큰 명분과 대의에 뜻을 모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DIMF 이장우 이사장은 “전쟁의 역사가 있는 우리에게 우크라이나 국민의 무고한 희생은 외면할 수 없는 아픔”이라며 “명분없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러시아의 공연팀을 DIMF에 참여시키는 건 축제 본질에 맞지 않다는 데 이사진 의견이 모아졌고 만장일치로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이달 중 모든 단원이 무대에 오르는 평화콘서트를 연다는 계획이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 단원인 콘트라베이스트 연주자 지우즈킨 드미트로(47), 트럼펫 연주자 마트비옌코 코스탄틴(52), 비올리스트 레우 켈레르(51)씨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최근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빛’(Peace Light)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 캠페인은 러시아 침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고 세계 평화 유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세종문화회관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표현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을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건물 외벽에 송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