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날개' 지주사 CVC 나온다…1호는 'GS벤처스'(종합)
by경계영 기자
2022.01.07 17:37:52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 후 첫 등록
대표엔 지난해 영입한 허준녕 부사장
허태수 '뉴 투 빅'에 더욱 힘 실릴 듯
| 지주회사 CVC 1호 대표를 맡을 허준녕 GS 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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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상윤 경계영 기자] 지주회사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설립 1호의 주인공은 GS그룹이었다. 국내 첫 CVC를 설립한 GS그룹은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겠다는,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뉴 투 빅’(New to Big) 전략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GS(078930)는 이날 100% 자회사 형태로 CVC인 ‘GS벤처스’ 법인 등록을 마쳤다. GS는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CVC를 설립한 첫 대기업 지주사가 됐다.
GS벤처스 대표는 지난해 영입한 인수합병(M&A)·투자 전문가 허준녕 부사장이 맡는다. 허 부사장은 미래에셋와 UBS에서 투자와 M&A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로 최근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역임했다.
CVC는 대기업이 전략적 목적으로 독립적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을 말한다.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대기업 지주사가 벤처캐피털을 설립할 수 없었지만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GS는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 등록을 마치고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신기사 등록요건 등 확인하는 데까지 통상 5개월 안팎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5월께부터 투자할 자금 모집과 투자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 차원에서 CVC 설립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등록 기간이 보다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 신기사 설립과 달리 기업형 CVC설립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GS벤처스의 자본금 규모는 10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00%로 제한돼 있어 CVC는 자본금 200% 내외로 차입을 할 수 있다. CVC는 펀드를 결성해 벤처투자에 나서는데, GS는 최대한 그룹내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벤처투자로 이어지게하겠다는 법취지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다. 첫 펀드 규모는 5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GS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서도 CVC 설립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3월엔 정기 주주총회에서 GS의 사업목적에 금융업을 추가했다. GS홈쇼핑 CVC사업부에 테스트베드 구축했으며 2020년 미국 실리콘밸리엔 VC인 GS퓨처스와 CVC인 GS비욘드를 설립해 해외 벤처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GS그룹의 뉴 투 빅 전략과도 궤를 같이 한다. 허태수 회장은 지난해부터 친환경 사업을 포함한 미래 전략 사업을 다변화하고자 뉴 투 빅 전략을 추진했다.
한편, LG, SK, 효성 등 지주회사도 CVC 설립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주회사들이 CVC 설립에 나서면서 올해 벤처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