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가 과일가게 운영? 톡톡 튀는 신사업 '주목'
by강경래 기자
2021.08.26 14:48:16
원액기 휴롬, 과일가게 '청과원' 10호점 문 열어
전자부품 시노펙스, 마스크 출하 1000만개 돌파
'조명' 우리이앤엘 건기식, '반도체' 코아리버 커피점
"코로나 위기, 생존 위한 어떤 사업도 가능한 분위기"
| 주방가전업체 휴롬이 운영하는 과일가게 ‘청과원’ 광장점 (제공=휴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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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주방가전업체 휴롬은 이달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과일가게 ‘청과원’ 10호점 문을 열었다. 휴롬 자회사 청과원은 과일을 소량 단위로 유통·판매하는 과일 유통 전문 브랜드다. 청과원은 2019년 마포에 1호점 문을 연 뒤 △길음 △중계 △가재울뉴타운 △광장 △명일 △등촌 △미사 △상도 △이번에 녹번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10개 직영점을 운영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 중 추가로 10개 청과원 매장을 더 만들어 연내 총 20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휴롬은 종전 과일을 갈아 먹는 방식이 아닌 착즙하는 방식을 통해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한 원액기 시장을 개척했다. 휴롬은 과일가게 운영을 통해 소비자에 원액기를 보다 친숙하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청과원에선 휴롬 원액기로 만든 주스도 시음할 수 있다.
휴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원액기 수요 역시 늘어났다”며 “이런 흐름을 타고 원액기로 만든 주스를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청과원 매장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소·중견기업 사이에서 이색 신사업에 나서는 사례가 눈에 띈다. 이들 업체가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은 마스크와 건강기능식품 등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자부품업체인 시노펙스(025320)는 마스크 분야에 진출한 사례다. 시노펙스는 마스크 출하량이 최근 1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펙스는 연성회로기판(FPCB)을 비롯해 파워키, 볼륨키 등 전자부품을 생산해 삼성전자(005930) 스마트폰에 공급한다. 이를 통해 시노펙스는 지난해 매출액 2155억원을 올렸다.
시노펙스는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해 관계사 시노텍스를 통해 지난해 말 시노텍스 멤브레인필터 마스크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인공혈관에 사용하는 소재 ‘e-PTFE’에 스폰본드를 접합한 3중 필터에 안감과 겉감을 더한 5중 필터 구조다. 이 제품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통합규격(CE) 인증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 활발히 공급 중이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올해 1월 3억원 수준이었던 마스크 매출액이 지난 7월 15억원까지 늘어났다”며 “현재 마스크 제조시설을 풀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업체인 우리이앤엘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했다. 우리이앤엘은 하루 컨디션 유지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하루틴’을 이달 출시했다. 이와 함께 우리이앤엘은 브랜드 모델로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소속 만능 엔터테이너 김희철을 발탁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소비자에 친숙한 브랜드로 알릴 계획이다.
하루틴은 △생활에 꼭 필요한 영양 성분을 중심으로 한 ‘뉴트리션 라인’ △건강하고 밸런스 있는 삶을 위한 ‘다이어트 라인’ △홍삼, 녹용 등의 전통 원료를 사용한 ‘오리엔탈 라인’ 등 총 3가지 카테고리로 구성했다. 우리이앤엘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하루틴 브랜드를 통해 관련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팹리스 반도체업체 코아리버는 카페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 매장을 ‘올림픽 평화의 문’ 지점을 비롯해 총 6곳 운영 중이다. 아울러 베트남 음식점 프랜차이즈 포메인 역시 2곳 운영한다. 코아리버는 전기밥솥과 리모컨, 도어락 등 전자기기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MCU’(마이크로 컨트롤러)에 주력한다. 코아리버는 주문앱인 ‘유오더미’ 등 최근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모바일 앱을 위한 ‘안테나숍’(시장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매장) 개념으로 카페와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전 산업에 걸쳐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어떤 사업이라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식도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소·중견기업 사이에서 다양한 업종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