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공공기관 해제 숙원…감사원에 발목잡힐까

by권소현 기자
2015.01.15 14:06:29

12개 지적사항 담은 결과 발표..방만경영 부각될까 노심초사
"이미 상당부분 해소"…독점구조가 문제될 수도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해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보름 앞두고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에는 공공기관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컸는데 감사결과로 다시 발목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감사원은 금융공공기관 11개의 감사결과를 담은 ‘금융공공기관 경영관리실태’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업무 전반에 대해 작년 4월9일부터 대략 3개월간 진행됐다.

감사결과 한국거래소는 12개 사항에 대해 지적받았다. 주로 과도한 복리후생이나 비효율적인 경영 등에 대한 것이었다.

오는 2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감사원 보고서로 다시 방만경영이 부각되면서 공운위 결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거래소가 이번에 공공기관 탈출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정 근거를 해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독점적 사업구조를 이유로 공공기관에 지정됐다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체거래소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지정사유를 해소했다. 그 이후에는 방만경영 때문에 공공기관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1인당 복리후생비를 68.6% 줄이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방만경영 꼬리표마저도 뗐다.

거래소는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지적받은 사항 대부분은 이미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 24개 과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해소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작년 국정감사 5개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바로 이사회를 열어 개선해 현재로서는 걸림돌이 될만한 것은 없다는 판단이다.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 새로 지적받은 서울사옥 내 주차장과 지하상가 임대 특혜에 대해서도 즉각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 결과가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다른 금융공공기관과 비교해서 거래소에 대한 평가가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과거의 일로 다시 부정적인 인식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운위를 개최하는 기획재정부 역시 감사원 감사결과는 과거 문제점을 적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인 만큼 공운위 결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정이나 해제는 법상 요건을 갖췄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법적인 범위 내에서 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해소했는지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방만경영보다는 독점적 지위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체거래소 설립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 독점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에서다.

재정부 관계자는 “거래소가 여전히 시장지배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명목상으로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지만 주식중개 권한에 따른 수수료 수입을 간접적인 혜택이라고 봐야 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