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은행권도 비상체제..시장동향 촉각

by이학선 기자
2011.12.19 17:30:12

(상보)비상대책회의 개최 등 상시 모니터링 강화

[이데일리 이학선 이현정 신혜리 송이라 기자] 국내 은행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비상대책회의를 여는 동시에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에 돌입했다.

KB금융(105560)지주는 19일 김 위원장 사망 보도직후 국민은행 등 각 계열사별로 대책회의를 연데 이어 그룹의 대응현황을 총괄하는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했다.

비상경영위에는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을 비롯한 지주사 임원 10여명이 참여한다. 특히 내일(20일) 오후에는 지주사 임원과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확대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개최해 금융시장 동향과 위기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은행(055550)도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그동안 1주일 간격으로 해오던 금융시장 모니터링 체계를 매일 가동키로 했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유럽위기 때문에 가동한 모니터링 체계를 확대해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다"며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돌발변수 등이 생길 가능성 등 여러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개성공단에 지점을 두고있는 우리은행도 향후 사태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지주사 차원에서 자금동향과 해외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북이 긴장관계에 있을 때도 개성공단은 큰 문제가 없었다"면서 "현재 개성공단지점은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들도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변화가 금융산업에 미칠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SC제일은행이나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들은 평상시에도 한반도 안보문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지정학적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김 위원장 사망 등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은 이미 충분히 예견했던 일"이라며 "예상한 일이었기에 이날 금융시장의 동요도 크지 않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해 애쓰겠지만 경제적으론 개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머징마켓에 대한 관심이 높은 글로벌 은행들은 북한의 개방을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국책은행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산은금융지주는 이날 강만수 회장 주재로 은행, 증권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그룹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지침을 전달했다. 산은은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요주의(비상경영협의회), 준위기(위기관리협의회), 위기(위기관리위원회) 등 단계로 구분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도 김용환 행장의 지시로 비상대책반을 꾸렸다. 수은은 이날부터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및 계열사 유동성 상황, 주요 이슈를 매일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남북기금 전문가들을 비상대책반에 투입해 남북관계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살핀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