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음료 반입 금지"…"무식하다" 막말한 대학원생

by이선영 기자
2022.09.15 15:33:02

음료 들고 버스 타려다 제지당한 승객
"무식하면 무식한대로"…버스 기사에 막말 퍼부어
제보자 "기사님 향한 갑질에 분노"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지난 13일 오후 10시 30분경 서울의 한 버스 안에서 기사와 승객이 실랑이를 벌였다. ‘테이크아웃 컵’을 틀고 버스에 탑승하려던 남성이 기사에 의해 저지당하자 막말을 퍼부은 것이다.

14일 YTN에 따르면 막무가내로 버스에 탑승한 A씨는 “컵을 갖고 버스에 타는 게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냐. 누가 만든 법이냐”며 “소송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사진=YTN 캡처)
당시 영상을 제보한 한 승객은 “A씨가 20대 중후반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에서 참다못한 기사가 “따질 걸 따져”라고 하자 이에 지지 않고 A씨는 “어디서 반말이야. 무식하면 무식한 대로 컵을 들고 타지 말라는 법적인 근거를 제시하라”고 항의했다.

A씨는 이후 고객센터로 추정되는 곳에 전화를 걸어 “법적인 근거에 대해 (기사) 교육 제대로 시켜라. 똘똘한 사람들은 그렇게 안 한다. 법에 대해 충분히 얘기했는데도 납득하지 못하고 앞에서 XX을 하시니 열받는다”며 욕설도 했다.



보다 못한 승객들이 “운송을 거부할 수 있는 조례안이 있다” “기사님에게 법적 구속력이 있다” “OO대 OO대학원 다니시면 기사님 무시해도 되는 거에요?”라고 했지만, A씨는 “조례가 법이냐. 그냥 가이드다”라며 다른 승객들에게까지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A씨 주장과 달리 조례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방 의회의 의결을 거쳐 그 지방의 사무에 관해 제정하는 ‘법’이다.

결국 A씨가 버스에서 하차하며 상황은 마무리 됐다. 제보자는 “버스 기사님을 향한 갑질에 분노했다”며 “기사의 불친절은 신고할 창구가 있지만, 반대로 기사를 향한 갑질과 막말은 신고할 창구가 없어 불공평하다고 느껴 제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특별시 시내버스 재정 및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가벼운 충격으로 인해 내용물이 밖으로 흐르거나 샐 수 있거나 혹은 포장이 안 돼 있어 차 내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을 소지하고 있는 승객은 운전자가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

만일 차 내에서 승객이 반입 금지 음식물을 먹는다면 운전자가 하차시킬 수도 있다. 여기서 반입이 금지되는 음식물에는 커피처럼 1회용 포장컵에 담긴 음료, 뚜껑이 없거나 빨대가 꽂힌 캔 음료 등이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