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답없는 '내부갈등'에 지지율 바닥

by박경훈 기자
2019.06.07 15:29:20

7일 최고위, 당 혼란 수습방안 내놓지 못해
4.3 보궐 이후로 두 달째 내홍…'봉합 불가' 상황
지지율은 4.7%, 6석 정의당 7.2%보다 낮아
孫 혁신위원장 인선 '함흥차사', 어떤 식이든 결자해지해야

4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바른미래당이 끝없는 ‘지리멸렬’을 보이는 중이다. 당 내홍의 ‘키’를 쥐고 있는 손학규 대표는 아직까지 혁신위원장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두 달 넘게 불안정한 지도체제가 이어지면서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있다.

7일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 내홍 수습과 관련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는 김원봉을 높게 평가한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함께 공격했다. 다만 여기까지 였다. 원내 투톱은 계속되고 있는 당 혼란에 대한 수습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이로써 6월 첫째 주까지 당 내홍 수습 방안을 찾지 못하게 된 셈. 분란이 시작된 4.3 창원 보궐선거 이후 두 달째다. 더군다나 당권파(손학규 대표)와 퇴진파(안철수·유승민계)는 머리를 맞대기보다는 끝없는 대치 상황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의 격돌 이후로는 ‘봉합 불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당시 의원총회에서는 이찬열 의원(당권파)과 바른정당계가 공개석상에서 설전을 나눴다. 가장 큰 이유는 ‘송태호 당 윤리위원장이 편파적으로 하태경 최고위원만 윤리위 징계 절차에 착수하고, 이찬열 의원은 면죄부를 줬다’는 주장 때문이다. 퇴진파는 기저에 송 위원장과 손 대표 측이 특수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송 위원장과 손 대표가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이사장과 상임고문으로, 이찬열 의원이 재단 이사로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5일 최고위에서도 양측은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과 퇴진파인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 간 실랑이만 벌였다. 이렇듯 해법 없는 공방전만 반복되다 보니 일부 최고위원은 “싸우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하는 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당 지지율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3~5일 실시해 6일 발표한 6월 1주차 주중 집계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지난주 5.8%에서 4.7%로 1.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정의당은 고작 6석이지만 7.2% 지지율을 기록했다. (만 19세 이상 남녀 1501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퇴진파는 이미 ‘정병국 전권 혁신위원회’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제시한 상황이고,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수차례 ‘전권’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대신 손 대표는 직접 혁신위원장 후보를 찾겠다고 나선 상태지만 ‘함흥차사’다. 계속해서 혁신위원장을 맡아주겠다는 사람이 없자 손 대표도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며 “당 사정이 이렇게 싸우는데 무엇을 해주겠느냐”고 푸념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현역 의원과 원외위원장들이 위기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도 당 지지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의 한 퇴진파 의원은 “지역에서 아무리 뛰어도 당 상황을 물으면 뭐라고 대답을 할 수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당을 지키겠다는 ‘손 대표의 신념’과 ‘일부 내년 총선 출마자’ 간 갈등 양상까지 번지고 있다.

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퇴진파가 손 대표를 끌어내릴 방법은 없고, 손 대표 역시 당내 다수 의원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면서 “바른미래당에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어떤 식으로든 손 대표가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