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원희룡, 제주지사 재선…'원맨 플레이' 빛났다
by유태환 기자
2018.06.13 23:35:53
바른미래당 탈당·제주 ''권당 민심'' 공략 주효
문대림, 당 전폭지원 받았지만 인물경쟁력 밀려
|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가 6.1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기간 마지막날인 12일 제주시청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원희룡 제주지사 후보 캠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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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가 13일 치러진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중 유일한 무소속 당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원 당선자는 오후 11시 기준 개표가 67.41% 진행된 상황에서 52.62%의 지지를 얻어 39.29%에 그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3.33%포인트 차로 제치고 제주지사 재선이 확실시된다.
원 당선자의 ‘바른미래당’ 탈당 카드와 ‘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뽑아달라’는 호소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제주도 특유의 ‘권당(친인척)문화’와 ‘제주가 낳은 인재’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잘 활용해 민심을 공략한 것이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다.
제주는 지난 6차례의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최다(3차례) 배출했을 만큼 특정 정당 색채가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 후보 탈당 당시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민주당 지지율이 각각 70%와 5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무소속 도전은 모험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원 당선자는 지난 4월 10일 제주도청에서 가진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의 특정 정당에 매이지 않고, 당파적인 진영의 울타리도 뛰어넘겠다”며 “제주도민의 더 나은 삶과 제주도의 더 밝은 미래에 집중하며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민생 정치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이 메시지가 지역민심을 파고들었다. 반대로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의 물량공세를 펼치면서 문 후보를 전폭 지원했지만, 인물경쟁력에서 고배를 마셨다. 추미애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제주도를 직접 찾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을 지낸 문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의 핫라인”이라며 문심 마케팅에 나섰지만 힘이 달렸다.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원 당선자가 무난한 승리를 가져갔다. 당 차원의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는 무소속 원 당선자의 ‘원맨 플레이’가 빛났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현지 민심을 들어봤을 때, 지역민들은 한목소리로 “TV토론을 거치면서 원희룡이 승기를 굳혔다”고 전했다. 또 중앙정치무대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원 당선자와 도의원 경력의 문 후보 간 무게감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원 당선자가 “지역민들이 바란다면 당선 뒤 민주당 입당도 고려하겠다”고 시사한 점도 절묘했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은 당 대변인 명의로 공식논평을 내고 “황당한 일은 원 후보가 ‘민주당 입당설’까지 흘리고 있다는 것으로, 어처구니없다”며 “원 후보는 제주 유권자를 우롱하고 기만하는 ‘민주당 입당설’ 흘리기 행태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반발했지만 지역민들은 원 당선자 목소리에 더 공감대를 나타냈다.
원 당선자는 제주지사 재선으로 보수진영의 차기 주자로 등극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