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WHY]"모바일칩 사업 떼내라"…퀄컴 압박 왜?

by김태현 기자
2015.04.14 15:24:35

"퀄컴의 문제는 혁신을 게을리한 것"
"분사로 시너지 효과 잃을 수도 있어"

퀄컴 주가 추이 출처=나스닥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칩 제조업체 퀄컴에게 모바일칩 사업부문만 따로 떼내 분사하라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잇단 외부 악재로 수익 전망이 불투명해진 모바일칩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퀄컴 최대주주 중 하나로 있는 유명 헤지펀드 자나파트너스는 13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퀄컴의 수익성 높은 특허 라이선스 사업으로부터 칩 사업을 분리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선스 사업에 집중해 급락한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인 셈이다.

실제 퀄컴 주가는 올들어서만 7.5% 넘게 추락했다. 잇단 악재가 겹친 탓이다. 장기 고객이었던 삼성전자(005930)는 올초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6` 시리즈에 발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퀄컴 칩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대신 자사에서 만든 모바일칩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는 반독점 위반 과징금으로 9억7500만달러(약 1조636억원)에는 이르는 거액을 납부하기도 했다.

퀄컴 매출액의 대부분은 소위 베이스밴드(스마트폰 등 무선 송신 담당) 칩을 통해서 나오는 반면 이익의 대부분은 CDMA 휴대폰 기술에 대한 특허 라이선스에서 나온다.

자나파트너스는 “퀄컴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현 시점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모바일칩 사업을 분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칫덩이 모바일칩 사업을 정리하지 않는 이상 투자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분사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파노스 무르두쿠타스 롱아일랜드대학 교수는 “퀄컴 분사가 일시적으로 주가 반등에 도움을 주겠지만 결국 퀄컴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적 요인이 퀄컴을 압박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가장 큰 문제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퀄컴이 그동안 업계 표준을 앞세워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동안 혁신을 게을리했다는 뜻이다.

컨설팅업체인 펜데이비드맥팔랜드 제프리 헬프리히 애널리스트도 “모바일칩 사업과 라이선스 사업 간에는 분명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분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모바일칩 사업을 분사할 경우 퀄컴은 중요한 이점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분사로 모바일칩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 재원마저 축소돼 라이선스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퀄컴 이사회 역시 “분사보다 현 경영모델에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로 얻을 수 있는 이익 더 크다”며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뉴욕 증시에서 퀄컴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2% 떨어진 주당 68.73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