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맥 못춘 국내 증시…시총 순위도 요동
by원다연 기자
2024.12.30 16:38:59
올해 코스피 -9.63%, 코스닥 -21.74%
시총 1위 삼성전자, 비중 1.61%p↓
금융주·바이오주 약진, 2차전지주 부진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알테오젠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올 한해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되며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시총) 순위도 요동쳤다. ‘밸류업’ 정책과 금리 인하 기대에 금융주와 바이오주가 주도주로 떠오른 가운데 2차전지주는 부진이 이어지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2% 하락, 코스닥 지수는 1.83% 상승 마감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9.63%, 21.74% 하락했다.
국내 증시의 부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작년 말과 비교해 코스피 시총 10위권 내 그대로 순위를 지킨 종목은 4종목에 불과했다. 코스피 시총 1~4위는 작년 말과 비교해 자리를 지켰다. 다만 올해 내 주가 부진을 겪은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005930)는 시가총액이 작년 말 468조 6279억원에서 317조 5924억원로 감소했고, 시총 비중은 22.04%에서 16.18%로 줄었다. 반면 2위인 SK하이닉스(000660)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내 경쟁력이 부각되며 시총 비중이 4.84%에서 6.45%로 늘어나며 희비가 엇갈렸다. 작년 말 시총 순위 5위였던 삼성전자우(005935)는 8위까지 밀려났다.
올해만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의 주가는 각각 30.96%, 29.05% 하락했지만, 당분간 반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 0.9배 수준이고 자사주 매입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주가의 하방은 막혀있다”면서도 “과거와 같은 강한 삼성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느냐가 주가 회복에는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올 들어 새롭게 코스피 시총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종목은 셀트리온(068270)과 KB금융(105560)이다. 셀트리온은 작년 말 12위에서 6위로, KB금융은 17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 이외 신한지주(055550)가 같은 기간 18위에서 12위로 올라섰고, 하나금융지주(086790)는 28위에서 24위, 우리금융지주(316140)는 39위에서 36위로 올라서는 등 밸류업 정책의 수혜를 받은 금융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2차전지 업황 부진이 계속되며 작년 말 시총 7위였던 POSCO홀딩스(005490)는 14위까지 밀려났다. 시총 3위 자리를 지킨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시총 비중은 같은 기간 4.70%에서 4.15%까지 줄었다.
이에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알테오젠(196170)에 시총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알테오젠은 잇단 기술수출로 올해만 주가가 214.21% 급등하며 작년 말 코스닥 시총 7위에서 대장주 자리로 직행했다. 에코프로(086520)도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에 따른 미국 시장 우려에 이어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까지 K-배터리 관련주 주가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며 “다만 일시적인 정책 후퇴에 의해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2035~2040년에는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이 90% 이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매우 높단 점을 고려하면 K배터리 관련주 전반은 저평가 영역”이라고 밝혔다.
| 2024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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