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식 회장 "해고 유연성 확대해야 생산성 끌어올릴 수 있어"

by함지현 기자
2023.09.18 15:10:58

중견련, ‘이정식 노동부 장관 초청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
"일자리 창출 위해 노동 시장 유연성 확대 필요"
"근로자 개인의 삶은 다양한 사회 안전망 강화로 지탱"
중대재해법 보완 입법 등 건의도 전달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고용의 유연성, 달리 얘기하면 해고의 유연성 확대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해고라는 말을 꺼내기 어려워하지만 해고가 불가능하면 기업이 고용을 무작정 늘릴 수 없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은 정규직 채용을 꺼리고 비정규직의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노동 시장의 유연성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사진=한국중견기업연합회)
최 회장은 18일 중견련이 개최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CEO 오찬 강연회’에서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부 실업은 불가피하고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경제의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초 한국경제학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81%의 경제학자가 우리나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노동 시장의 유연성 확대가 필요하고, 이들 중 65%는 기존 근로자의 이직과 해고를 용이하게 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필요한 만큼 노동 비용을 절감하고 또 필요한 때에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동시에 정부와 사회는 다양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함으로써 근로자 개인의 삶을 지탱하는 선순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견련은 오찬 강연회 이후 이 장관에게 △정규직 근로자 고용 보호 완화 △노사관계법제 합리적 개선 △노조법 개정안 전면 재검토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입법 등 총 아홉 건의 ‘노동 정책 킬러 규제 개선 건의’도 전달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국내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해외 출장길에 나섰던 경영자가 감옥에 가야 하는 수준의 비합리가 자연스러운 세상에서 혁신과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며 “‘고용 분야 킬러규제 혁파 방안’ 등 정부가 강력한 노동 개혁 추진 의지를 천명한 만큼, 확실한 정책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기업계는 노동, 금융, 산업, 교육, 복지 등 전방위적인 정책 혁신을 통한 민간주도성장의 성공을 위해 국민 경제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본연의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주요 고용·노동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 장관은 “법치주의에 기반한 노동 개혁의 목표는 공정한 노동 시장을 통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상생하는 노사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저성장 국면 타개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3대 개혁 과제의 핵심인 ‘노동 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 국민과 기업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근로 시간·임금 체계 개편,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노동 시장 이중 구조 개선, 중대재해 감축, 노사 법치주의 확립 등 다양한 고용·노동 현안을 전방위적으로 살펴 민간의 활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지방 소재 뿌리 중견기업 외국인고용허가제 허용 등 내용을 포함한 ‘고용 분야 킬러 규제 혁파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외국인고용 사업장별 고용 한도 2배 이상 상향 및 도입 쿼터 대폭 확대, 비수도권 뿌리 중견기업 및 택배·공항 지상조업 상하차 직종 외국인고용 가능, 산업안전보건기준 680여 개 산업현장·국제기준에 맞게 전면 개편 추진, 반도체공장 비상구 설치기준 개선 등 현장 밀착형 규제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는 주요 경제·산업 현안을 주제로 정부, 학계 등 분야별 최고 전문가와 인사이트를 나누고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교류의 장이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추경호 경제부총리,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 주요 정관계·재계 연사를 초청, 총 184회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