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을…” 서산시청 뒤집은 민원, 무슨 일
by강소영 기자
2023.06.01 14:33:50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최근 서산시청 홈페이지에는 서산의 한 면사무소를 찾은 한 시민이 자신이 공무원들에게 홀대를 당했다고 분노하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산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게시판에는 ‘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오랜만에 방문한 면사무소였다. 10명 정도가 모여서 수박을 먹고 있었고, 민원인은 저 혼자였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단 한 명의 공무원도 자기 지역민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질 않았고, 수박 하나 권하는 공무원이 없었다.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이 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러웠다.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 싶어 괘씸했다”고 말했다.
이어 “똑똑한 친구들이라 사태를 파악해서 일 처리는 빠르게 진행됐으니 다행”이라면서도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는 그 행동의 부끄러움을 모르니 참 배려도 없고 눈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부탁받은 부녀회장을 했더라면 이런 X같은 취급, 이런 더러운 기분 안 느꼈을까? 이게 부모 교육의 문제일까? 공무원 교육의 문제일까? 연수는 왜 받으러 갈까?”라며 재차 분노를 나타냈다.
| 서산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사진=서산시청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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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글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잡아끌었고 한 시민은 A씨의 글에 “공무원들이 홀대한 것도 아니고, 수박 한 통 먹다가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까지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며 “나라면 차라리 자리를 좀 피해줬겠다”고 A씨를 반박했다.
그러자 A씨는 다시 답글을 통해 “수박 못 먹어서 미친X 됐다. 제가 아무나인가. 엄연히 일을 보러 간 지역민인데, 눈치 보면서 수박 씹어 먹는 게 맞나? 지역 공무원이 왜 존재하나. 지역 주민들의 손발이 돼주라고 나라에서 돈 주는 거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서산시청 홈페이지에서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대체로 A씨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공무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참 별 걸로 욕을 먹는다”, “평소 마인드가 어떠하면 공무원을 아랫사람 대하듯이 하나” 등의 의견과 함께 “그래도 한 조각 정도는 건넬 수 있지 않았을까”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