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해양, 삼성ㆍ한진重 위탁경영 불발 가능성

by경계영 기자
2015.06.24 15:32:4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진행 중인 성동조선해양이 위탁경영을 통한 재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구조조정 방안을 세우는 것조차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위탁경영 계약 실패에 대비해 `플랜B` 마련에 들어갔다. 당장 성동조선이 법정관리를 돌입하는 방안을 제외하고 모든 가능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당분간 수은의 단독 추가 자금 지원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 위탁경영에 대한 실무적 논의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성동조선 위탁경영안을 놓고 삼성과 한진중공업을 협상테이블로 앉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후속 논의를 위한 자리는 더 이상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원점에서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재수립하는 플랜B를 검토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지난달 단독 지원한 3000억원은 7월말 소진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8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자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상황으로 성동조선 위탁경영에 대한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있는 한진중공업 역시 사정은 쉽지 않다. 건설업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한진은 조선업이 주력사업이 아닌데다 산업은행에서 재무구조 개선약정이나 영업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탁경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위탁경영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재무구조 개선약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약을 맺거나 영업손익에 영향을 준다면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위탁경영 계약을 맺더라도 선수금환급보증금(RG) 발급이나 수주지원 등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는 요건에 대한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채권단도 위탁경영의 실익이나 현실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는 7월말까지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놔야 하는 수은은 원점으로 돌아가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다른 조선사와의 통합이나 신규수주 중단 등을 대안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한조선이나 대우조선해양 사례처럼 주채권은행이 같아도 위탁경영이 쉽지 않은데 채권단이 다른 상황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동조선 법정관리를 제외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성동조선의 추가 필요 자금 2000억원에 대해서도 수은의 단독 지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역보험공사는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상태이고 우리은행은 신규자금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수은은 조직 개편을 통해 지난달부터 가동해 운영 중이던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 방안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을 상시 조직으로 개편한다. SPP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 조선사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해양기업개선실과 통합해 기업개선단을 출범해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통합 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