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에 증권사는 “사지 마라”…中 마오타이주 수난

by이명철 기자
2024.07.31 14:53:20

中 대장주 구이저우마오타이주 하락세…올 신저점 경신
경기 부진 여파…UBS증권, 주류업체 투자의견 하향조정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본토 증시 대장주인 구이저우마오타이(귀주모태주)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회사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올해 신저점을 경신했으며 증권사는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등 시장에서 외면받는 모습이다.

중국 베이징의 루이신 커피 매장에서 구이저우마오타이와 협업한 커피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


31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구이저우마오타이주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1.29% 떨어진 1379.99위안(약 26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올해 신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전날 증시에서 구이저우마오타이주의 자금 순유출액은 4억3100만위안(약 823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제일재경은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유명 펀드 매니저들이 구이저우마이타이주 보유 자산을 줄이고 있다”고도 전했다.

구이저우마오타이주는 국내에서 ‘마오타이주’로 알려진 바이주(백주) 제조 업체다. 중국 본토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 회사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만 해도 시가총액은 약 2조1167억위안(약 404조2000억원)이었는데 이달 30일 기준 1조7335억위안(약 331조1000억원)까지 줄었다.



지난달 한때 중국공상은행이 시총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장주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중국공상은행의 시총은 올해 들어 25.1% 늘어난 1조6150억위안(약 308조4000억원)이다.

구이저우마오타이주의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중국 경제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바이주는 직접 마실 뿐 아니라 선물, 투자용으로도 인기가 많은데 최근 경기가 침체하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주류업협회가 발표한 ‘2024 중국 주류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가 가장 활발했던 가격대는 300~500위안이었다. 최근 몇 년간 인기 가격대는 600~900위안이었는데 술에 대해 지출하는 가격이 줄었다는 의미다.

중국 주류 플랫폼인 진르지유지아(오늘의 술 가격)에 따르면 마오타이주 한병 가격은 2990위안(약 57만원)에서 2370위안(약 45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구이저우마오타이주 등 바이주 제조 업체에 대해 박한 평가도 나왔다. UBS증권은 구이저우무에타이, 우량예, 루저우라오자오, 양허 등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더 이상 이 회사 주식을 사지 말라는 의미다.

UBS증권은 2023~2025년 이들 주류 회사의 주당순이익 연평균 성장률이 8%로 이전 2020~2023년의 19%보다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증권은 “주요 주류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공급을 통제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은 더 많은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