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터리 흑자전환”…SK이노, 수익성 개선 총력전(종합)
by김성진 기자
2024.02.06 13:09:05
영업익 1조9039억, 전년비 51.4% 감소
정제마진 약세 탓 석유사업 이익 급감
배터리 사업 손실 규모 절반으로 줄어
“하반기 손익분기점 도달 예상”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영업이익 급감을 피하지 못한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수익성 개선 총력전에 나선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지금껏 적자만 냈던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을 목표로 세웠다. 동시에 그간 대규모 투자로 다소 악화한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지속적인 투자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6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77조2885억원, 영업이익 1조90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0.98%, 영업이익은 51.4% 감소한 수치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전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8109억원으로 전년 3조3911억원 대비 76.1%나 줄어들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OPEC+)의 감산 합의 실패와 경기 둔화 우려로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인 탓이다. 다만 올해는 OPEC+의 추가 감산 가능성이 높고 중국·동남아 여행 수요 회복에 따른 항공유 수요 증가가 예상돼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석유개발사업은 6415억원에서 3683억원으로 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윤활유 사업은 1조712억원에서 9978억원으로 6.9% 소폭 감소했다. 반면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1271억원에서 5165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화학사업과 윤활유 사업은 스프레드의 점진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석유개발사업은 중국 17/03 광구의 본격적인 원유 생산량 증대에 따라 이익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은 영업손실 규모가 9912억원에서 5818억원으로 크게 줄어들며 수익성이 한층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4분기 전기차 수요 둔화로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북미 생산성 증대로 영업이익률이 오른 덕분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반기는 배터리 출하량 감소가 예상돼 생산을 적절히 조절하고 있고 다소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출하량 증가, EV 신차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증설 예정인 헝가리와 중국 옌청 공장의 조기 수율 안정화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 공장에서 경험을 축적한 생산·기술·제조 인력으로 구성된 팀을 집중 투입해 기존 계획대비 2개월 이상 수율 안정화 기간을 단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규 수주를 위해 협의도 진행 중이다. SK온은 “포드 등 기존 고객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타 글로벌 OEM과 신규 프로그램 수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400조원의 수주잔고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신중한 투자 정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예정돼 있으며 2025년부터는 CAPEX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