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뿔난 엄마들 朴 자택 앞 항의시위

by김성훈 기자
2017.03.20 11:51:54

삼릉초 학부모 "등하교 학생 안전 보장해달라" 성명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朴 검찰소환 응해선 안돼" 주장
유영하·정장현 변호사 자택 찾아 21일 소환조사 대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삼릉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이 학생 안전 등을 주장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주변은 오전 일찍부터 분주한 모습이다. 아침부터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속속 자택을 찾으며 검찰조사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삼릉초 녹색 어머니회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릉초 녹색어머니회는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9일째 이어지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로 삼릉초 아이들의 등하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정치적인 입장까지 강요하고 있어 학교 앞 집회를 금지해달라”고 밝혔다.

녹색 어머니회는 “일부 지지자들은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태극기 배지를 나눠주고 정치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며 “의사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정치적인 입장을 강요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집회의 자유를 허락했다면 최소한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신경 써달라”며 “아이들의 등하교를 위해 학교 앞 집회는 반드시 금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성명 발표 후 오전 10시 15분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예전처럼 공부하고 싶어요’ 등의 구호 푯말을 들고 학교 정문부터 후문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박근헤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 모인 30여명의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성훈 기자)
주말 내 잠잠하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조사를 반대하고 나섰다.



엄마부대 애국여성연합 등 박 전 대통령 지지자를 자처하고 나선 관계자 30여명은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 삼성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헌재의 탄핵인용 선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탄핵이 음해라고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내일 예정된 검찰 출두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 회견에 참석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특검이나 검찰 조사도 받지않은 탄핵은 부당하다”며 “180일이란 시간을 줬음에도 92일 만에 내린 헌재 판결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인 체제가 아닌 8인 체제인데다 이정미 권한대행 체제로 내려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검찰 소환에 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소환이 21시간 앞으로 다가오면서 박 전 대통령 측근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오전 9시 19분쯤 박 전 대통령의 형사사건 변호를 맡고있는 유영하 변호사가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어 15분 뒤인 9시 34분에는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정장현 변호사(56)가 자택을 찾았다. 정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자택에 들어갔다. 유영하 변호사 외에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변호사로는 정 변호사가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정장현 변호사가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