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1번지 강남 일반고 위기..졸업생 절반이 재수

by신하영 기자
2015.06.23 14:16:50

대입 수시모집 선발비중 커지면서 ‘샌드위치’ 로 전락
“학생부 내신 약하고 비교과서 특목고·자사고에 밀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 강남지역 고교 졸업생의 절반 정도가 대입 재수 중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입 수시 선발비중이 커지면서 특수목적고(특목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의 입시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공시된 ‘일반고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권은 52.5%로 전국 평균(78.5%)보다 26.1%포인트 낮았다.

2015년 기준으로는 강남구 소재 17개 고교 중 절반 정도인 8개교의 대학진학률이 50% 미만이다. 경기고가 39.5%로 가장 낮았으며 △영동고 44.1% △개포고 45.5% △단대부고·현대고 각 45.9% 순이다. 서초구도 일반고 10곳 중 4곳의 대학진학률이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반포고 42.5%, 상문고 46.8%, 서울고 49.5%로 집계됐다.



강남권 일반고의 대학 진학률이 낮은 이유는 대입제도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정시보다는 수시모집 비중이 커지면서 입시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정시가 대입의 대세일 때는 수능 성적만 좋으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대학들의 수시 선발비중이 높아지면서 내신이 상대적으로 약한 강남권 학생들의 진학 문이 좁아졌다”며 “강남지역도 다른 지역의 일반고가 겪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입 수시 비중이 커지면서 강남권 일반고도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이사는 “강남권 일반고의 경우 수상실적 등 비교과 활동에서는 특목고(과학고·외고)나 자사고에 밀리고, 수능에서는 재수생에게 밀리면서 상대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대입 수시모집 비중(4년제 대학 기준)은 2005학년도에는 44.5%에 그쳤으나 2007학년도 51.5%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어 △2009학년 56.7% △2011학년 60.9% △2013학년 62.9% △2015학년 64.2%로 매년 상승세를 이어왔다. 강남권 일반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도 2005년 80%에 달했지만 수시비중이 높아진 2009년부터는 6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5~2015년 전국·서울·강남지역 일반고 대학 진학률 비교(자료: 종로학원하늘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