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1등 만든 성기학 회장, 韓 섬유패션업계 이끈다
by성문재 기자
2014.08.28 15:12:06
제13대 섬유산업연합회 회장 취임..임기 3년
"섬유인 존경받도록 힘쓸 것..남북협력 모색"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성기학(67·사진) 영원무역 회장이 업계 내 ‘은둔형 경영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국 섬유패션 업계 전면으로 나왔다.
성기학 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테헤란로 섬유센터에서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 제13대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섬삼련 회장직은 고(故) 박용학 전 대농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들이 거쳐갔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74년 영원무역(111770)을 창업한 성 회장은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들여와 국내 시장 1위로, 영원무역을 매출 1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킨 섬유업계 거물 기업인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언론 등 대외 노출활동에 소극적이었다.
성 회장은 전임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 업계 인사들로부터 섬산련 출마를 권유 받았지만 “해외공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회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며 고사했다. 결국 섬산련은 지난 2월 총회에서 후임자를 정하지 못해 노희찬 당시 회장이 임기를 넘겨 자리를 지켰다.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특정 지역·계파간 대립과 갈등이 불거져 섬유패션 업계에 균열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섬산련의 끈질긴 구애 끝에 성 회장이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논란은 마침표를 찍었다.
성 회장은 지난 19일 섬산련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진 77명 만장일치로 섬산련 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함으로써 섬유인이 존경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북한이 더 개방돼 우리 업체들이 북측 경제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성기학 회장은 대북 투자 기회가 올 때를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상업 투자자들도 북한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섬유업체들 스스로가 메리트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섬산련은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공단 내 섬유패션산업 전용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연내 마련하고 정부의 정책지원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성 회장은 섬유산업 발전을 위해 업체들이 자체 경쟁력을 기르는 데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국내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재를 써주는 등 서로 도와주다가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
성 회장은 섬유패션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8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지속적인 사회 공헌활동 공로로 국제월드비전 총재상을 받았다. 그는 현재 한-방글라데시 경제협력위원장과 박영석 탐험문화재단 이사장, 사단법인 선농문화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편 성기학 회장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사돈이다. 성 회장의 3녀 가은 씨와 손 회장의 장남 주홍 씨는 지난 2006년 1월 결혼했다. 손 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