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악화에 신용등급도 ‘흔들’

by경계영 기자
2014.07.01 16:23:37

현대·한화투자·SK證, 신용도·아웃룩 하향
길어지는 업황 침체에 실적 부진·ROA도 하락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침체기에 접어든 증권업황 탓에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자 증권사가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데 비상등이 켜졌다.

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증권(003450)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후순위채 신용등급이 ‘A’로 유지됐지만 등급전망(아웃룩)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며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이스(NICE)신용평가 역시 증권사 등급 조정에 나섰다. 현대증권과 한화투자증권, SK증권(001510)의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각각의 기업 신용등급은 ‘AA’, ‘A+’, ‘A+’로 유지됐다.

증권사의 신용등급·아웃룩의 잇따른 하향 조정에는 부진한 실적 탓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61개의 증권사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 당기순손실이 1098억원으로 2002회계연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2014년 1~3월) 당기순이익은 금리가 안정돼 채권 관련 이익이 증가하고 지점·인력 감축 등으로 판매관리비를 줄이면서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특히 이번 등급 조정 대상이 된 현대증권은 당기순손실이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2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에도 438억원에 이르렀다. 지난 1분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8억원에 불과했다.

현대증권 총자산이익률(ROA)는 2010회계연도 2.4%를 기록했지만 2011회계연도 1.0%로 하락했고 이어 0%대에 그쳤다. 한기평은 “위탁매매 위주 수익구조를 갖춰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데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돼 상품운용수지 높은 변동성에도 영향 받고 있다”며 “고정비 부담에 비용 효율성이 낮아 수익성에 부담됐다”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과 SK증권 또한 최근 2년 연속 순손실에 ROA가 0%대까지 내려가면서 아웃룩이 하향됐다.

이혁준 NICE신평 평가전문위원은 “최근 증권업황 부진이 구조화되면서 신용등급에 반영이 필요하다”며 “실적이 저하되거나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증권사 위주로 등급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