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코스피, 中 쇼크에 개미 '팔자'… 1930대 추락

by이명철 기자
2015.08.19 15:31:0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증시 폭락 여파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감이 코스피를 집어삼켰다.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된 개인이 대거 매도에 나섰고 외국인은 10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불안정한 대외 변수에 따른 하락 장세에서 대형주의 선방과 통신업·보험 등 ‘경기 방어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6.88포인트, 0.86% 하락한 1939.38에 마감했다. 17일 이후 3거래일째 약세다. 오전 한때 1960선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이후 내리 하락, 1915선까지 떨어져 1900선마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기도 했다. 이후 강한 매도세를 보이던 기관이 매수 우위로 전환했음에도 1940선 복귀에 실패했다.

종가 기준 1930대는 2월 10일(1935.86) 이후 약 6개월만이다. 한때 2100선을 넘기도 했던 것이 연초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불안정한 해외 증시가 영향을 미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현재 전일대비 1.71%(64.17포인트) 내린 3683.99를 기록 중이다. 17일까지만 해도 4000선에 근접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18일 하루새 6.15%(245.51포인트) 급락하며 불안감을 키운 바 있다. 주가 회복에 따른 차익매물 실현과 정부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주택지표 호조에도 7월 FOMC 의사록 공개를 하루 앞두고 관망세가 형성돼 소폭 하락했다. 18일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만7511.34로 전일 대비 0.19% 내렸다. 국제유가는 상승했지만 금·은·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중국 경제 우려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이 1864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최근 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로 5월 22일(3470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전날과 같이 오후 들어 각각 매수, 매도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은 256억원을 순매도하며 이달 5일부터 이어진 순매도세를 유지했다. 기관은 장 종료 30분전까지만 해도 매도 우위로 하락세에 일조했지만 매수세로 돌아서 168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보험과 투신이 각각 629억원, 401억원을 사들였고 기금과 은행은 각각 427억원, 374억원어치를 팔았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11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비금속광물은 이날 하루만 5.65% 빠져 전날에 이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의료정밀과 섬유·의복, 의약품도 각각 4.84%, 4.77%, 4.16% 내렸다. 최근 호조를 보였던 증권, 음식료품도 3% 이상 내렸다. 대표 내수주로 꼽히는 통신업과 보험, 은행은 각각 2.29%, 1.07%, 0.48% 오르며 대외 변수가 강한 모습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오른 곳과 내린 곳이 비슷했다. 이날 대형주 하락폭이 0.21%로 각각 2.64%, 3.19% 내린 중형주와 소형주에 비해 선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총 1위 삼성전자(005930)는 전일대비 2.03% 오르며 이틀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대차 역시 1.02% 상승하면서 0.39% 내린 한국전력(015760)을 제치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대표 수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환율 약세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000270) 역시 이날 주가가 3.66% 올랐다.

SK하이닉스(000660)는 이날도 5.85% 내려 사흘째 하락했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출소 이후 잇단 현장경영 행보에도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반면 통신업종인 SK텔레콤(017670)은 1.38% 올랐고 지주사인 SK(034730)(3.39%) 역시 전날 급락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삼성에스디에스(018260), LG디스플레이(034220), LG전자(066570) 등도 줄줄이 내렸다.

화장품주의 하락세도 눈에 띄었다. 아모레퍼시픽(090430)과 아모레G(002790), LG생활건강(051900)은 각각 4.42%, 4.29%, 1.00% 떨어지며 약세를 나타냈다. 합병 이슈가 잦아든 제일모직(028260)과 삼성물산(000830)도 급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4억9892만5000주, 거래대금은 7조1076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승한 종목은 148개에 그친 반면 하락한 종목은 702개에 달했다. 상·하한가 종목은 없었다, 16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