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동의해줘야 가능한 '유승민 사퇴'

by김정남 기자
2015.07.08 14:38:49

국회법상 회기중 상임위원장 사임은 본회의 거쳐야
劉는 국회 운영위원장…野 일각 의사표시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는 새누리당에서 결정했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유 원내대표의 사퇴로 결론 내렸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8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법 제41조5항에는 ‘상임위원장은 본회의의 동의를 얻어 그 직을 사임할 수 있다. 다만 폐회 중에는 의장의 허가를 받아 사임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이다. 국회법 제39조2항을 보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원내대표)은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이 된다고 명시돼있다.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운영위에서도 나와야 한다. 현재 7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유 원내대표 사임의 건은 국회 본회의를 넘어서야 최종 처리되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는 이미 예견됐다. 새누리당 내 의원들 입장에서는 계파를 떠나 현실적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내홍이 커지는 게 하등 도움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헌당규에도 없는 ‘사퇴 권고’ 의총까지 강행해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다뤘던 이유다. 국회 관계자는 “출마 혹은 입각 등으로 인한 상임위원장 사임 건이 종종 있다”면서 “유 원내대표처럼 정치적 쟁점이 큰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 자체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보니 절차 규정상 불완전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관건은 야당의 동의 여부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새누리당의 내부 사정인 만큼 정치적 논쟁은 애매하다는 기류가 있다. 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 반대) 의사표시는 할 수 있겠지만 조직적으로 움직이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통상적인 사임 건 처리처럼 넘어가진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국민은 국민을 핫바지로 여기는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차갑게, 더 따갑게 쳐다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