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글라스 "게 섯거라, 락앤락"
by김영환 기자
2014.12.04 14:28:33
밀폐용기 라이벌 락앤락-삼광글라스 매출 차이 점차 줄어
중국 시장서 경쟁이 양사 매출에 영향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밀폐용기 라이벌 락앤락(115390)과 삼광글라스(005090)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탄탄한 사업기반을 두고 있는 삼광글라스가 적으나마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반면, 락앤락은 잘나가던 해외 사업이 주춤하면서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 락앤락과 삼광글라스의 매출 추이(자료-금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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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은 올 3분기까지 31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 3754억원 대비 16% 가량 낮아진 수치다. 2012년과 2013년 연간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던 락앤락이지만 두 해 만에 매출 4000억원 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삼광글라스는 3분기 매출액을 2267억원으로 끌어올리며 지난해 3분기 2162억원보다 4.8% 성장했다. 높은 성장세는 아니지만 국내 밀폐용기 시장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돌입한 상황이기에 삼광글라스의 지속적 매출 증대는 대조적이다.
밀폐용기 시장의 격전지는 국내를 떠나 중국으로 이동했다.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 보급된 밀폐용기는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서 락앤락과 삼광글라스 등 업체들이 다시 한 번 반등을 노리고 있다.
락앤락은 중국의 매출 부진이 올해 매출 부진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 대비 40%까지 치솟았는데 중국에서 판매 부진에 빠지면서 자연스레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시장 매출이 2115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1411억원에 그쳤다.
삼광글라스는 락앤락 ‘환경호르몬’ 이슈를 지속적으로 건드려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려는 전략을 택했다. 락앤락은 플라스틱 제품이어서 환경호르몬 문제에 노출돼 있다. 미국에서도 락앤락 제품에 사용되는 물질인 트라이탄을 놓고 환경호르몬 검출 여부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인데 1심에서 승소했음에도 소비자들의 불안한 인식이 남아 있다.
플라스틱은 유리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짜 상품이 만들어지기 쉽다. 유리는 플라스틱에 비해 공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삼광글라스는 글라스락 출시 이전부터 각종 음료를 담는 병과 캔을 공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월하게 제품화를 할 수 있었다. 여기에 락앤락이 중국 내 인지도가 높았던 것이 오히려 가짜 제품을 낳는데 독이 됐다.
사업분야가 다양한 것도 삼광글라스의 성장세를 도왔다. 삼광글라스는 B2B 사업인 캔과 유리병 납품에서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적자를 봤던 캔사업이 올해 3분기까지 3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자회사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지분법이익으로도 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락앤락이 해외 유통 방식을 변경하는 사이 삼광글라스는 중국판매법인을 설립해 기업용 특판시장과 홈쇼핑 등으로 유통 채널을 넓힌 것도 두 업체의 매출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이 같은 실적 격차는 두 회사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 때 5만원을 넘던 락앤락 주가는 4일 현재 1만1650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삼광글라스는 6만3100원까지 주가를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가장 큰 밀폐용기 소화 시장이니 만큼 현재같은 추세가 계속 된다면 삼광글라스와 락앤락의 매출 격차가 더욱 급격하게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