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설리 기자
2010.10.20 17:01:06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 인수 놓고 경쟁
"바이오 성장성에 주목"
[이데일리 전설리 조태현 기자] 삼성과 SK가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의료기기 시장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M&A) 시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삼성과 SK가 메디슨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돼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삼성전자(005930)와 SK(003600)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사모펀드인 칸서스인베스트먼트가 갖고 있는 메디슨 지분 40.94%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지난 18일 LOI를 마감한 이번 입찰에는 두 회사를 비롯해 KT&G, 일본 올림푸스, 네덜란드 필립스 등 6곳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은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JP모건은 이달 안에 본입찰에 참여할 후보업체를 선정한 뒤 내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삼성과 SK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해 국내 의료기기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앞서 지난 5월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사업을 발표하고 오는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그룹의 맏형 삼성전자가 정부 추진 프로젝트 참여와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바이오 시밀러(특허가 완료된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과 동일한 효능과 안정성을 갖춘 의약품), 혈액 검사기 등의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는 등 계열사들이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 9월에는 SVIC6호(삼성벤처투자가 운용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를 통해 치과용 엑스레이 장비업체인 레이를 인수, 의료기기 사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도 바이오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대 강점인 IT와 생명공학(BT)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SK그룹도 지주회사인 SK㈜와 SK케미칼의 생명과학 사업부에서 의약품 생산 등 의료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양사 생명과학 부문 매출액은 3500억원 안팎.
특히 SK케미칼이 지난 2008년 이수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유비케어는 의료정보화 솔루션,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100억달러(약 240조원)다. 시장조사업체 에스피콤에 따르면 오는 2013년까지 연평균 6% 이상 성장해 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은 선진국 위주로 구성된 상위 10개국이 전체 시장의 77.3%를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머징 의료기기 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