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지난 1월 中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점유율 1위
by박순엽 기자
2023.03.07 15:16:17
中 제외 배터리 사용량 16.6GWh…전년비 48.2%↑
국내 배터리 3사 점유율 44.2% 기록하며 소폭 축소
BYD 634% 성장…中 기업, 중국 밖에서 고속 성장
“중국 CATL 폭발적 성장으로 1위 자리 계속 위협”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1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이차전지(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80개국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총 16.6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월 대비 48.2% 증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간 셈이다. 전기차엔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하이브리드차(HEV)가 포함된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 1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4.1GWh로 전년 동월보다 49.8% 증가하며, 이 기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 중 사용량 1위를 수성했다. 점유율도 2022년 1월 24.2%에서 지난 1월 24.4%로 소폭 확대했다.
삼성SDI(006400)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월 대비 56.6% 늘어난 1.8GWh로 점유율 10.8%를 기록하며 4위에 자리했다. 다만, SK온은 배터리 사용량이 1.5GWh로 같은 기간 1.2% 감소하면서 5위(점유율 9.2%)를 기록했다. 이들 3사의 합계 점유율은 지난 1월 44.2%로 지난해 1월 48.4%에 비해 4%포인트(p) 축소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 3·Y를 포함해 포드 머스탱 마하-E, 쉐보레 볼트 EUV 등의 판매 호조가 배터리 사용량 증가세를 뒷받침됐다. 삼성SDI는 리비안의 픽업트럭 R1T와 BMW i4·iX 등의 판매에 따라 성장세를 나타냈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 포드 F-150의 꾸준한 판매가 돋보였지만, 코나 BEV 등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약세를 띠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외 시장에서도 영역을 빠르게 확장했다. CATL의 지난 1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4.0GWh로 전년 동월 대비 67.8% 늘었다. 점유율도 2022년 21.3%에서 지난해 24.1%로 늘면서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CATL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3(중국산 유럽·북미·아시아 수출 물량)과 기아 니로, 닛산 Ariya 등에 탑재됐다.
지난해 배터리 사용량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성장률이 높았던 기업도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 BYD는 지난 1월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월 대비 634.2% 늘어난 0.3GWh로, 7위(점유율 1.8%)에 올랐다. BYD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Yuan PLUS EV(Atto 3) 모델의 판매 급증이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중국 패러시스(Farasis)도 배터리 사용량이 2022년 1월 대비 374.9% 늘어난 0.2GWh로, 배터리 사용량 순위서 8위(점유율 1.1%)에 올랐다. 패러시스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큰 메르세데스의 유럽 EQ 시리즈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SNE리서치는 올해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3위에 오른 일본 파나소닉은 지난 1월 배터리 사용량 3.7GWh로 전년 대비 46.9% 증가했으며, 점유율이 22.1%로 2022년 1월 22.3%와 비교해 소폭 축소됐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된 배터리 공급사 중 하나로, 지난해 북미 시장의 테슬라 차량과 토요타의 BZ4X의 판매량 증가가 파나소닉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를 이끌었다.
SNE리서치는 올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80개국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사용량을 310GWh 수준으로 전망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1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도 중국 CATL이 연일 고성장세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CATL과 BYD, 패러시스 등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의 자국 보호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