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손태승 회장 제재건 외압 없다…현명한 판단 내려라"

by노희준 기자
2022.11.10 12:00:25

해외 시장 리스크 점검 회의 직후 기자들 만나
"어떤 외압이든 있으면 정면으로 막겠다"
"라임사태로 소비자 권익손상·시장 불안 키워"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중징계 확정이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기 위한 사전 정비 작업 아니냐는 금융권 일각의 관측을 일축했다.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한 만큼 손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법적 다툼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현황 점검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금융권 글로벌사업 담당 임원과 간담회를 개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정치적 외압이든 외압은 있지 않다”며 “혹여 향후 어떤 외압이 있다면 제가 정면으로 그에 맞서고 싶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제가 다른 부분은 몰라도 외적, 정치적 외압이든 이해관계자 외압이든 그런 것에 대해 맞서고 대응하는 것들은 20여년간 되게 전문성을 갖고 해왔던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거버넌스를 전제로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대원칙과 시장 원리에 대한 존중이 있다”며 “그걸 손상시키는 어떤 움직임이 있다면 무조건 막겠다. 금융위원장도 같은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또 “사안의 본질적 문제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일부에서는 마치 일선 창구에서 벌어진 일을 본부에서 어떻게 아느냐 등의 사실관계 보도도 있지만, 오보 방지 차원에서 말하자면, 본건(라인펀드 사태)은 본점에서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있음에도 고의로 벌어진, 되게 심각한 소비자권익손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위원회 소위 논의나 전체회의에서도 다양한 쟁점에 대한 의견이 있었지만, 이 건이 가벼운 사건이라든가 중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의원은 하나도 없었다”며 “소비자보호의 심각한 실패가 있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은 금융위 전체회의 결정으로 이미 피력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과거 소송 시절과 달리 지금은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긴밀히 협조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당사자(손태승 회장)가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번 징계 확정으로 연임에 적신호이 들어온 손 회장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장은 이를 하지 말라는 우회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전날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에 중징계를 확정했다. 이로써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은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