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유연탄價 고공행진…새해 ‘암초’ 만난 철강업계
by박순엽 기자
2022.02.08 14:51:32
철광석·유연탄 가격, 연초보다 20% 이상 급등
철강사 ‘원가 부담’…올해 영업이익 감소 예상
올해 2분기 이후 실적 개선되리란 전망도 나와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초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조강(쇳물)을 생산할 때 쓰이는 철광석·유연탄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사들의 영업이익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일 톤(t)당 149.4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연초보다 21.6% 상승한 가격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t당 87.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후 반등해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쇳물을 생산할 때 필요한 유연탄 가격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동호주 항구 기준(FOB)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지난 7일 t당 443.79달러로, 연초보다 23.4% 뛰었다. 지난달 21일엔 역대 최고 가격인 t당 445.73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애초 철광석 가격이 올 1분기엔 안정될 거란 예상도 있었으나 주요 광산이 자리한 브라질 지역 내 폭우로 현지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은 급등했다. 호주 내에서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주요 철강석 생산 업체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진 점은 유연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 비중은 전체 유연탄 수입량의 16%에 달한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의 연이은 상승이 원가에 부담을 주면서 철강업계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쇳물 1t을 생산할 때 드는 철광석·원료탄 가격이 지난해 4분기 47만9000원에서 올해 1분기 53만1000원으로 10.9% 오를 것이라고 추정한다.
철강업계는 비교적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잘 반영되는 편이지만,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시기까지 통상적으로 1~2분기 정도가 걸려 이 시기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올해 철강업계의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005490)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전년 대비 4.9% 증가한 80조286억원으로 집계했지만, 영업이익은 17.36% 줄어든 7조6025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004020)도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2.9% 늘어난 25조7990억원으로 전망됐으나 영업이익은 7.6% 감소한 2조2613억원으로 추정됐다.
다만, 올 2분기부턴 판매 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방 산업에서의 수요가 여전히 탄탄한데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서 전체적인 철강 가격도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급등과 상대적으로 천천히 상승하는 중국 철강 가격을 고려하면 1분기까진 실적 모멘텀 둔화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2분기부턴 제품 가격의 상승과 석탄 가격 안정에 따른 원가부담 완화 등으로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