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 팔꿈치 통증 가볍게 생각하면 ‘만성질환’ 될수도

by이순용 기자
2020.12.28 14:28:16

날씨 추워지면서 ‘골프와 테니스엘보’ 환자 증가
근육 약하고 호르몬 변화 겪는 중년 여성에서도 흔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추운 날씨로 인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무거운 물건도 아닌데 갑자기 팔꿈치 통증이 느껴지고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데 갑자기 팔꿈치가 시큰거린다. 통증 부위를 누를 때 더욱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면 ‘골프엘보’와 ‘테니스엘보’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두 질환은 손목과 손가락을 움직일 때 사용하는 근육과 뼈를 지탱하고 있는 힘줄 부위에 염증이 생겨 팔꿈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통증 발생 위치에 따라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로 구분한다. 통증 부위가 팔꿈치 바깥쪽이라면 ‘외측상과염’(테니스엘보), 안쪽이라면 ‘내측상과염’(골프엘보)로 진단할 수 있다.

이같은 병명은 각각 테니스와 골프 선수에게서 빈발해 붙여졌다. 하지만 실제 팔꿈치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대부분은 스포츠와는 관련이 없다. 손과 손목에 무리가 가는 활동을 반복하게 되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프라이팬으로 요리를 할 때, 걸레를 비틀어 짜는 가사활동이 많은 주부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또 키보드 작업이 많은 직장인, 직업적으로 팔꿈치를 많이 사용하는 노동자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남성보다 근육이 약하고 호르몬의 변화까지 더해진 중년 여성의 경우 팔꿈치 통증이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테니스 엘보는 손목을 안으로 굽히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하다. 주로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느껴진다. 골프 엘보는 주먹을 쥐거나 물건을 잡을 때 통증을 느끼며 팔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통증을 말한다. 두 질환 모두 팔을 과도하게 사용할 때 흔히 발생하지만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도 큰 영향을 끼친다.

초기에는 팔꿈치에서 경미한 통증을 느끼다가 저리거나 아픈 느낌이 팔 아래까지 전달되고, 물건을 잡거나 들어 올릴 때 통증으로 인해 팔에 힘을 줄 수 없다. 증상이 심해지면 세수나 식사 등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진다.

고령 인구 증가로 국내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국내 환자는 2014년 55만3261명에서 2018년 65만9228명으로 10만명가량 늘었다.



테니스나 골프, 배드민턴 등 운동을 즐기다가 팔꿈치 통증이 생겼다면 운동을 쉬는 것이 원칙이다. 골프엘보, 테니스 엘보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질환이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팔을 앞으로 쭉 편 상태에서 팔꿈치부터 손목 방향으로 1~2㎝ 내려간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압통점이 있거나, 손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느껴지면 테니스엘보를 의심해봐야 한다”며 “증상을 방치하면 힘줄 조직이 완전히 재생되지 않아 구조적 변형이 오면서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두 질환은 초기에 프롤로주사와 스테로이드주사 등 주사치료와 함께 효과적인 힘줄 재생을 위해 체외충격파 등을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롤로주사는 근거가 아직도 확립되지 않았고,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내지만 내성이 생기거나 통증이 다시 재발할 수 있다. 장기간 사용하면 힘줄이 약해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체외충격파는 효과적이지만 결체조직의 석회화 등 적응증에 해당할 때에만 적합하다. 최근에는 병변에 전기자극을 가해 통증을 개선하는 전기자극치료가 점차 널리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호아타요법’은 기존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TENS), ‘저주파자극기’(EMS)보다 높은 전압으로 미세전류를 피부 깊숙한 부위까지 흘려보내 세포 대사를 활성화하고 손상된 세포의 재생을 유도함으로써 통증을 억제한다.

심영기 원장은 “호아타는 세포 안팎에 쌓여 통증을 유발하는 젖산과 림프슬러지(림프찌꺼기)를 녹여 없애 세포와 근육조직으로의 영양 및 산소 공급을 촉진해 재생을 유도해 통증을 억제하고 재발을 막는 효과도 볼 수 있다”며 “한 번 치료하면 효과가 5~7일간 지속되므로 1주일에 한두 번 간격으로 반복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근육 사용을 최소화하고, 찜질 등을 주기적으로 시행하면서, 팔·손목·어깨 부위를 스트레칭해 유연성을 길러주도록 한다. 심 원장은 “적당한 무게의 아령·물병·탄력밴드로 손목관절과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테니스엘보를 비롯한 손목·팔꿈치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치료 후 운동할 때 팔꿈치 바로 아랫부분에 밴드를 착용하면 통증 부위에 가해지는 충격이 줄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