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영업 한파,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춥다

by최훈길 기자
2020.12.11 15:15:53

통계청 2020년 사회동향, 코로나 분석
음식·숙박·도소매·교육 취업자 40만명↓
외환위기보다 자영업 취업자 더 급감
女·20대·임시직 타격 “코로나 양극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 피해가 과거 IMF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고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돼 양극화가 우려된다.

세종시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인근에 위치한 한 건물에 ‘임대 문의’ 알림판이 붙여 있다. 상당수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데다 임대료·인건비 상승, 경기 부진까지 겹쳐 세종시 곳곳 상가들이 폐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0’에 따르면 산업별 취업자 증감을 조사한 결과 올해(4월 기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의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5만9000명, 21만2000명, 13만명 각각 감소했다.

특히 올해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의 취업자는 외환위기 때보다 많이 감소했다. 1998년 당시 8월 도소매업은 16만4000명, 음식·숙박업은 20만2000명 각각 감소했지만 교육서비스업은 2만3000명 증가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학원 폐쇄가 잇따르자 교육서비스업 취업자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고용 감소가 가장 많았던 계층은 여성, 20대 이하, 임시직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 상용직 소득은 작년 1분기보다 3.7% 증가했지만, 임시·일용직 소득은 3.4% 감소했다.



소비도 줄었다. 올해 1분기 소비지출은 코로나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6.5% 감소했다.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는 의류·신발 소비를, 소득 5분위(소득 상위 20%)는 교육·오락·문화 소비를 줄였다. 의류·신발 소비가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관광 타격도 컸다. 서울 관광 1번지인 종로와 역사문화관광 중심지인 경북 경주, 안동의 관광객(올해 4~21주차 누적)은 전년 동기 대비 25.9%, 28.9%, 30.9% 각각 감소했다. 대표적 휴양지인 제주도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관광객도 각각 31.7%, 33.8% 감소했다. 카드매출액(1~5월)도 여행업·관광쇼핑업이 각각 80.5%, 68.3% 줄었다.

최바울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올해 음식숙박업 등에 끼친 사회적 거리두기 충격이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상황이다. 학원 문을 닫다 보니 시간강사가 거리로 내몰렸다”며 “소득 격차는 벌어졌고 임시·일용직의 고용 충격이 컸다”고 지적했다.

올해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 취업자가 외환위기 때보다 많이 감소했다. 외환위기 때는 1998년 8월, 금융위기 때는 2009년 5월, 코로나는 2020년 4월을 비교한 것이다. 비교 시점은 각 경제위기별로 전체 취업자가 가장 감소한 시점을 찾아 비교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단위=%, [자료=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