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기아차까지..‘일시적 비용’ 반영에 ‘실적 쇼크’(종합)

by노재웅 기자
2018.10.26 10:44:47

3분기 영업익 1173억 흑자전환했지만..전분기比 66.7%↓
안전예방 품질 관련 비용 반영으로 영업부문 비용 증가
“신흥시장 공략, RV 판매 증대로 4Q 수익성 회복 자신”

기아차 3분기 실적. 기아차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전날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 발표로 업계를 들썩이게 했던 현대차(005380)에 이어 기아차(000270)도 품질 강화 차원의 ‘일시적 비용’을 비롯한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맞이했다. 하지만 기아차 역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확대와 4분기 성수기 판매 마케팅 강화로 수익성 회복을 자신했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양재 본사에서 2018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3분기 매출 14조743억원(-0.2%), 영업이익 1173억원(흑자전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1.0% 감소한 68만5396대다.

영업이익은 전년 통상임금 기저효과로 흑자전환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66.7% 감소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켜오던 3000억원대 영업이익 방어선이 무너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지난해 3분기 통상임금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다”면서도 “원화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외부 요인과 품질 관련 비용의 일시적 반영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머물며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원화 강세와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 등 외부 요인과 고객 예방안전을 위한 품질 활동과 관련된 일시적 비용을 3분기에 반영한 부분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 3분기 원·브라질 헤알화(BRL)는 전년 3분기 평균 357.9원에서 285.0원으로 20.4% 감소했고, 원·터키 리라(TRY)는 322.3원에서 203.8원으로 36.8% 떨어졌다. 이밖에 원·달러(USD) -0.9%, 원·유로(EUR) -2.0%, 원·러시아 루블화(RUB) -10.8% 등 올해 환율 상황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아울러 이번 분기 실적에 영업부문 비용으로는 엔진 진동 감지로 차량을 진단하는 ‘KSDS’ 개발과 미국에서의 대규모 에어백 제어기 리콜, 월드컵 마케팅 활동 확대 등으로 2800억원가량의 추가 지출이 발생했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KSDS(Knock Sensor Detection System)는 차량에 장착된 노크센서(진동 감지 센서)를 활용해 운전 중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동 신호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이상 진동 신호를 감지하면 엔진 경고등 점등, 안전모드 진입 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KSDS가 고객 안전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추후 모든 차량에 차례로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3분기 실적 감소에 영향을 끼친 품질 비용 반영에 대해 추가 발생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이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된 품질비용에는 기존 판매된 일부 차종들에 대한 자발적인 KSDS 적용 등 고객 케어를 위한 비용도 포함된다”며 “예방적 품질 투자 성격이 강한 만큼, 향후 품질 관련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앞으로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차 판매 확대와 신흥시장 공략 강화, 레저용차(RV) 판매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먼저 기아차는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출시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주력 볼륨 모델 신형 K3의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지난 4월 출시해 국내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K9을 4분기 미국 시장에 투입하며 수익성 개선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출시한 전기차 니로 EV도 국내와 유럽을 중심으로 신차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아차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주요 신흥국 경기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워 이들 국가에 대한 공략을 보다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실제 기아차는 오랜 침체를 겪은 뒤 반등하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 수요회복 효과를 빠르게 선점, 3분기 누계 현지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한 15만5654대를 기록하며 12.0%의 시장점유율로 업체별 판매순위 2위에 올라있다.

중남미 시장에서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신형 리오의 판매를 확대하고 최근 출시된 신형 K3의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기아차는 신형 리오의 판매 호조로 상반기 멕시코 판매가 전년 대비 9.2% 증가한 6만9016대를 기록하며 시장점유율이 5.7%에서 6.7%로 확대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체 중남미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6.0% 증가한 17만5796대를 판매했다.

아울러 기아차는 고수익 RV 차종의 공급 물량을 늘리고 판매 비중을 지속 확대하며 수익성을 적극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지난 3분기 누계 기아차 전체 매출 중 RV 차급의 비중은 카니발 및 쏘렌토 상품성개선 모델의 선전과 스토닉, 니로 등 SUV 라인업 확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40.9%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카니발, 쏘렌토 등 인기 모델의 공급 물량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니로 EV와 글로벌 주력 SUV인 스포티지의 상품성개선 모델 두 차종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RV 판매 비중을 꾸준히 높여나갈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지난 4월 출시해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준중형 SUV 즈파오와 최근 출시된 소형 SUV 이파오를 앞세워 판매 확대 및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통상환경 악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현재의 위기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