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태영 리스크' KB증권, TF 꾸려 선제 대응

by김보겸 기자
2024.01.08 14:54:14

432억 규모 PF 만기 못 막고 워크아웃에 TF 구성
워크아웃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 위한 것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KB증권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KB증권은 412억원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내주며 증권사 중 태영건설의 이번 워크아웃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 보니 빠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IB본부와 대체투자관리부, 심사부서 등으로 구성된 태영건설 TF를 꾸렸다. 부동산금융본부장을 맡고 있는 서정우 본부장이 TF팀장이다. 해당 TF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직후 출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까지 이르게 한 성수동오피스 사업 관련 대주단이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성수동 오피스 사업에 대한 432억원 규모의 PF 만기를 열흘 연장하며 시장에서는 태영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짧아도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연장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특히 KB증권은 412억원의 PF 대출 외에도 보증채무 등 태영 관련 우발채무의 규모가 큰 상황으로, 태영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발빠르게 대응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이 채권단에 배포한 서류와 이데일리 취재 결과 KB증권의 태영 익스포저는 에이블성수제일차(191억원), 에이블동탄제일차(133억원), 지디아이씨제이차(135억원), 에이블반포제일차(250억원), 태영건설 사옥담보대출(150억원)을 포함하여 총 859억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태영이 지난 주말까지 실효성 있는 자구책을 내놓지 못하며 당국과 채권단의 질책을 받기도 해 KB증권의 태영건설 TF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KB증권의 TF는 워크아웃 대응 여부부터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말까지 묵묵부답이었던 태영이 월요일인 8일 당국과 채권단이 제시한 네 가지 자구책을 이행하겠다고 밝힌 데다 추가 자구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커진 것이 변수다. 이에 따라 KB증권이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의중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KB증권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추가로 자금을 출자하거나 사재를 출연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KB증권이 독자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기보다는 전체 채권단 의견에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11일 채권단 투표를 실시하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