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코로나 경구용 치료제 내년 긴급사용승인 목표"
by류성 기자
2021.11.03 13:16:23
고지혈증 치료제 '티지페논정'으로 임상
내년 6월까지 임상2상 환자모집 완료 계획
식약처 '티지페논정' 코로나 치료제 임상2상 승인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짜먹는 감기약 ‘콜대원’으로 유명한 대원제약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본격 나선다.
대원제약(003220)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티지페논정(페노피브레이트콜린)’의 코로나19 치료 목적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입원을 했거나 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티지페논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연구 형태로 진행된다.
대원제약은 “이번 임상의 목표 시험 대상자 수는 80명이며, 내년 2월 임상 시험을 시작해 6월에 모집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어 “내년 임상2상에서 약효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면 긴급사용허가를 받아 빠르면 내년 연말내에 치료제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머크(MSD), 화이자,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있다. 이 가운데 머크는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신청을 한 상황이다. 빠르면 연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티지페논정은 대원제약이 세계 최초로 정제화에 성공한 페노피브레이트콜린 제제다. 난용성 물질인 페노피브레이트에 콜린염을 추가해 친수성을 높이고, 위장관이 아닌 소장에서 약물이 용출되도록 해 체내 흡수율을 높였다는 평가다.
기존 제제들이 체내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식후에 복용해야 했던 반면 티지페논정은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하다.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가운데 제제의 크기가 가장 작아 복용 편의성도 높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페노피브레이트 성분은 지난해 7월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 생명공학센터와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메디컬센터 공동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 8월에는 영국 버밍엄 대학과 킬 대학, 이탈리아 산 라파엘레 과학 연구소,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페노피브레이트가 코로나19 감염을 최대 70%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아슈켈론 바르질라이 메디컬 센터는 “FENOC 성분의 임상 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 중증 코로나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페노피브레이트를 투여한 후 48시간 내에 빠른 속도로 염증이 제거됐다”면서 “특히 15명 전원이 열흘 안에 산소 치료를 중단하고 퇴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발 맞춰, 복용이 간편하고 효과가 우수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임상 2상 시험을 계획했다”며, “국내 기술로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해 코로나19 극복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품 시장 조사 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티지페논정은 지난해 총 101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3.5% 성장, 출시 4년 만에 100억 원을 돌파한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