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희나 기자
2016.02.29 15:00:00
미국, 아시아 국가와 최초 체결...한미 동맹 새지평
우주과학, 우주기술, 지구관측, 항공 등 협력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한국과 미국이 우주협력 협정을 맺고 우주개발 관련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번 협력은 양국의 우주협력 전반에 있어 법적·제도적 토대를 규정하는 만큼, 양국의 우주협력이 한층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미래창조과학부는 한미 우주협력협정 문안에 대한 양국간 합의가 28일 완료돼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서명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협정에 따른 협력분야는 △우주과학 △지구관측 △지구과학 △항공 △우주운영 및 탐사 △우주교육 △우주기술 △안전 및 임무보장 등이다.
양국은 데이터 교환, 지상시설 활용, 유인탐사, 인적 교류, 과학로켓 및 과학 로켓 및 열기구의 비행 및 활동, 공동워크샵 및 회의 참석, 우주통신, 우주선 및 연구 플랫폼, 교육 및 공공홍보 활동 등을 통해 협력키로 했다.
이번 협정은 미국이 아시아 국가와 최초로 체결하는 우주협력협정이며,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New Frontier)을 개척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현재 미국이 우주협력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총 10개국이며,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의 주요 우주개발국들은 기관간 프로젝트 협정은 다수 체결했으나, 정부간 우주협정은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한미 우주협력협정은 우주기술의 평화적 활용 목적 하에 우주과학, 지구관측, 우주탐사 등 양국의 우주협력 전반에 있어 법적·제도적 토대를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미국 NASA 등 이행기관간 약정을 통해 산발적으로 시행돼 오던 우주협력이 정부간 협정 체결을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양국의 우주개발 실무기관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협력의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한국측에서는 항우연, 천문연, 카이스트, 기상청,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을 지정했으며 미국측에서는 NASA(항공우주국), NOAA(해양대기청), USGS(지질조사국)을 지정했다.
이번 우주협정 체결을 통해 세계 최고의 우주기술강국인 미국과 본격적인 협력이 추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우주개발 프로젝트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우주기술은 개발 성공률이 낮은 최첨단 기술이며, 개발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이 매우 높아 모든 국가들이 효과적인 우주기술개발을 위해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0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무인 달 탐사 프로젝트는 달 궤도선 개발 및 우주항법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한미우주협정은 우리가 독자적인 우주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우주협력협정 체결은 우리나라의 우주분야 기술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변화가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0년대부터 우주기술개발을 시작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5위권의 지구관측 위성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 발사체 개발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향후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달 궤도선·착륙선 개발·발사, 위성개발·운용 및 화성·소행성 등 우주탐사 등 우리의 우주개발 청사진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우주기술을 활용한 우주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나아가 350조원(2013년 기준)에 달하는 세계우주시장 진출 등 체계적인 한미 우주협력 로드맵을 마련하고 정부와 관련 기관 및 산업체가 합심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 우주협력협정은 2010년부터 추진되다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시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하는 등 양국간 우주협력을 강조한 데 이어 양국 정상 간에 우주협력협정 체결 추진에 합의하면서 급진전됐다.
‘한미 우주협력협정’ 체결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이어 과거 정부에서 이루지 못했던 숙원을 달성한 것이며, 핵안보정상회의, 원자력협정 고위급회담(4월 예정) 등을 앞두고, 양국간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재확인하는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