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 앞두고 구제역 발생..난감해진 이동필 장관

by피용익 기자
2016.01.12 12:12:12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오는 14일 새해 업무보고를 앞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12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구제역 종식을 주요 농정 성과로 내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전북 김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옴에 따라 업무보고 내용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장관은 지난해 10월 구제역 방역 소독을 시연하고 12월에는 구제역 방역태세를 점검하는 등 구제역 재발 방지에 애써왔다. 그러나 재발한 구제역으로 인해 방역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은 이 장관의 대표적인 오점으로 평가된다.

구제역은 2011년 4월 21일 경북 영천에서 발생한 이후 3년 3개월 동안 나타나지 않다가 이 장관 재임 2년차인 2014년 7월 23일 경북 의성에서 재발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이어 2014년 12월 3일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지난해 4월 28일까지 총 33개 시·군으로 확산되며 총 185건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이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자 지난해 7월1일 구제역 종식을 선언했지만 구제역은 9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은 더 멀어진 셈이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가축의 면역력이 약해져 구제역에 걸릴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구제역 확산을 불러온 ‘물백신’ 논란 이후 농식품부가 새로 도입한 백신의 예방 효과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이 장관은 이날 긴박하게 움직였다. 그는 정부세종청사 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구제역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켰다. 또 백신 수급 점검과 발생 원인 역학조사를 지시했다.

이 장관은 2013년 3월 11일 취임해 2년 10개월째 재임 중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장수 장관이기도 하다.

이동필(왼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장에서 열린 서울청사와의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 회의가 시작되기 앞서 윤성규 환경장관과 구제역 발생과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