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김치냉장고 산다?…이제 과일냉장고

by이재호 기자
2014.08.19 16:25:25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여름에 김치냉장고를 산다?

겨울에 김치를 담그는 김장 문화에 익숙한 국내 정서를 감안하면 다소 의외일 수 있지만 실제로 연간 김치냉장고 판매량 중 여름철 판매 비중은 20% 가까이 높아졌다.

김치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겨울도 아닌 여름에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는 이유는 과일과 채소, 육류 등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다. 이제 여름철 김치냉장고의 주인은 김치가 아닌 과일이 됐다.

◇ 직접냉각방식, 신선식품 보관에 유리

냉장고는 내부의 냉기를 순환시키는 간접냉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저장공간의 공기를 끌어들여 냉기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보관 중인 음식물의 수분도 함께 빠져나가게 된다.

서양과 달리 탕이나 찌개처럼 국물 음식이 많은 한국의 식문화에는 적합하지 않다. 김치는 물론 수분 유지가 중요한 과일과 채소, 육류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김치냉장고는 저장실 자체를 냉각하는 직접냉각방식이다. 김칫독을 땅속에 묻어 흙이 항아리를 직접 냉각하도록 하는 전통 방식을 그대로 채용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김치냉장고를 개발한 위니아만도도 김칫독의 숙성 및 보관 원리를 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했다. 위니아만도의 박은광 상품기획팀 차장은 “김치냉장고가 바닥을 직접 덥히는 온돌이라면 냉장고는 바람을 이용하는 온풍기와 같다”며 “직접냉각방식은 정온성과 장기간 수분 유지 등의 장점이 있어 신선식품 보관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김치맛은 뚜껑형, 효율성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구매할 때는 사용 목적과 가족 구성원 수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김치의 숙성도와 장기 보관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라면 뚜껑형 제품이 적합하다. 냉장고 문이 제품 상단에 위치한 뚜껑형 김치냉장고는 저장실 전체에 직접냉각방식이 적용된다. 효율성과 인테리어 효과를 고려한다면 스탠드형이 낫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의 경우 상단은 일반 냉장고와 같은 간접냉각방식, 하단은 직접냉각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하단 저장실에는 김치와 각종 신선식품을 보관하고, 상단 저장실은 냉동·냉장 식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 김치냉장고의 용량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3인 가족 기준으로 뚜껑형은 160~180ℓ, 스탠드형은 305~330ℓ가 적당하다. 4인 가족의 경우에는 뚜껑형 180~220ℓ, 스탠드형 330~468ℓ 정도가 표준이다.

이란 위니아만도 마케팅담당 이사는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 식품이 과일과 채소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업계 입장에서는 여름철이 제2의 성수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치냉장고가 여름철 신선식품 보관 용도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사진은 위니아만도의 김치냉장고 신제품인 ‘2014년형 딤채’. 위니아만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