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성 기자
2014.04.22 15:47:46
적자기업 ''발란트''와 힘합쳐 우량기업 ''알러건'' 인수 시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미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48·사진)이 주름 개선과 같은 기능성 화장품 회사에 대한 투자를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크먼이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에 투자했다가 3억5000만달러(약 3650억원) 손실을 본지 1년만이다. 애크먼은 2010년 JC페니에 투자한 후 최고경영자 교체를 강력히 요구하는 등 지나친 경영 간섭으로 JC페니 몰락에 일조한 바 있다.
애크먼은 주름개선 화장품 업체 발란트사와 함께 보톡스 제작 전문업체 앨러건 인수 작업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애크먼과 발란트가 앨러건 인수를 위해 연합체를 꾸렸다고 표현했다.
애크먼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앨러건 지분 확보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애크먼은 지금까지 40억달러를 투자해 앨러건 지분 9.7%를 획득했다. 업계 소식통은 애크먼이 단일 기업에 투자한 최대 금액이라고 전했다.
발란트와 앨러건은 세계 기능성 화장품 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실적에 있어서는 앨러건이 발란트보다 우위에 있다.
앨러건은 지난해 63억달러 매출에 9억8500만달러 이익을 냈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10억4000만달러를 썼다.
발란트는 지난해 57억7000만달러 매출에 8억6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구 개발비도 앨러건의 7분의 1가량인 1억6000만달러 정도다. 영업 인력수는 앨러건(2800명)의 두 배를 웃도는 6400명이다.
이에 따라 애크먼의 앨러건 인수 시도는 부실기업을 통해 우량 기업을 삼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기능성 화장품 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피어슨 발란트 CEO는 올해초 “2016년 말까지 5대 제약회사로 입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발란트도 앨러건 인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발란트는 앨러건 인수가 성공하면 연간 25억달러에 달하는 생산단가를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