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7명 대리시험 가능성

by조선일보 기자
2004.12.01 20:18:22

수험생 사진 달라… 여학생 2명 자수
휴대전화 부정 10개組 21명 또 적발

[조선일보 제공] 경찰이 서울지역 수학능력시험 수험생 6832명을 조사한 결과, 27명(남자 11, 여자 16명)이 수능원서 사진과 주민등록 사진이 달라 대리시험 의혹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 휴대전화 숫자메시지를 통해 수학능력시험 당일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 혐의자 21명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경찰이 광주 사건과 별개로 새로 밝혀낸 숫자메시지 이용 부정행위 혐의자는 전국적으로 총 31개조 103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원활한 수능일정 진행을 위해 오는 6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리시험 무더기 적발 수능원서 사진과 주민등록 사진이 서로 다른 27명이 대리시험을 목적으로 응시원서에 본인(의뢰자)이 아닌 다른 사람(대리자) 사진을 붙였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이들의 주거지를 방문, 본인 여부 확인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와 별도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응시원서 사진과 주민등록서류 사진에 대한 정밀 판독을 의뢰했다. 경찰은 “27명은 경찰 수사전문가들이 육안 대조작업을 통해 골라냈다”며 “국과수에서도 두 사진이 다른 인물로 결론내려지면 대리시험 부정행위자로 입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서울교육청에 응시 원서를 제출한 수험생들로, 경찰은 이들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어 대리시험 의혹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대리시험 수사가 급진전을 보이자 대리시험을 부탁한 서울 모 대학 2학년 휴학생 A(여·22)씨와 수능시험을 대신 쳐준 서울 모 대학 2학년 B(여·20)씨가 이날 오전 10시쯤 인천경찰청에 자수했다. 이들은 “교육청을 상대로 대리응시자 수사에 들어갔다는 보도를 보고 마음의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숫자메시지 추가적발 숫자메시지 부정행위자 10개조 21명은 KTF로부터 넘겨받은 수능당일 전송된 숫자메시지 1만2000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새로 적발됐다. 이날 추가로 밝혀진 부정행위 관련자는 전북 3개조 7명, 광주·순천 4개조 8명, 서울·충남·경남 마산에서 각각 1개조 2명씩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문자+숫자 메시지’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이동통신 3개회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일단 ‘짝수’ ‘홀수’ 등 10여가지 문자와 특수문자로 물음표가 섞인 메시지에 대해 자료를 요청했다. 서울청 김재규 사이버수사대장은 “당초 숫자메시지만 수사하려 했으나 형평성 논란이 일어 수사범위를 넓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