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특수본, ‘각시탈 의혹’ 두 남성 오늘 소환조사
by황병서 기자
2022.11.10 12:00:00
‘참고인’으로 불러…아보카도 오일 아닌 짐빔은 확인
용산구청·서울종합방재센터 직원도 소환조사
전날 해밀톤호텔 압수수색, 대표이사 휴대전화 등 5점 확보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을 통해 참사 당일 현장 길바닥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사람을 미끄러지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른바 ‘각시탈’ 남성들을 불러 조사한다.
특수본은 이날 ‘각시탈 의혹’을 받는 남성 두 명을 포함해 △용산구청·서울종합방재센터 소속 직원 △용산경찰서 정보과 정보관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시탈 의혹’ 관련자들은 참사가 벌어진 좁고 경사진 골목길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사람들을 미끄러지게 해, 인명피해를 키웠단 의혹을 받고 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참사로 숨진 민주노총 조합원 2명이 참사 현장에서 찍힌 ‘각시탈’과 동일인물일 수 있다는 SNS상의 의혹을 언급,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수본은 현장 영상 등을 통해 이 두 남성의 신원을 특정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각시탈의 사진이 촬영된 위치 등으로 보면 혐의점이 없어 보이지만, 일부 SNS 글에서는 현장에서 이들을 봤다는 내용이 있어 소환해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 남성들이 들고 있던 물질이 ‘아보카도 오일’이 아닌 위스키 ‘짐빔’이란 사실을 확인한 상태다. 김 대변인은 “폐쇄회로(CC)TV 수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바닥에 있던 물질은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고 술 ‘짐빔’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전날 압사사고 골목길과 접한 해밀톤호텔을 압수수색해, 대표이사 등의 휴대폰 5점과 건축물 설계도면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호텔은 본관 서쪽에 철제 가벽을 불법으로 설치했는데, 이 탓에 골목길이 좁아져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간 호텔은 불법 구조물을 철거하라는 용산구청의 통보에도 2014년 이후 5억원이 넘는 이행강제금만 내면서 철거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용산구청이 지난 7일 해밀톤호텔을 포함해 불법 건축물 5곳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건에 대해선 현재까지 병합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외 특수본은 사고 장소에 용산경찰서 직원와 함께 있던 걸로 전해진 미군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