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주목! 이작가①', 타시타 딘-리밍웨이-양민하

by김인구 기자
2013.11.11 15:46:09

타시타 딘, 영국 테이트미술관에서 전시됐던 '필름'
리밍웨이, 관객 선물 '움직이는 정원'과 '소닉 블로섬'
양민하, 인터랙티브 미디어 '엇갈린 결, 개입'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문화예술계의 염원이었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오는 13일 개관한다. 2009년 국립미술관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지 4년 10개월만이다. 서울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지 일대에 총사업비 2460억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본관)의 80%로 꽤 넓은 편이다. 8개의 전시실과 미디어랩, 영화관, 멀티 프로젝트홀, 세미나실 등이 펼쳐져 있다.

서울관은 ‘무형의 미술관’ ‘일상 속의 미술관’ ‘친환경 미술관’을 지향한다. 건물 내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도심 속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6개의 마당이 건물 사이사이에 배치돼 있다. 교육 프로그램과 휴식 공간도 많다.

개관을 기념해 내년 2~5월까지 특별전이 열린다. 메인 전시인 ‘연결-전개’전을 비롯해 모두 5가지 주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1일 개관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시 내용을 소개했다. 국내외 70여 작가, 120여점의 작품이라 대강 훑어보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이 중에서 인상깊었던 작가의 작품들을 엄선했다.

①‘연결-전개’: 타시타 딘, 리밍웨이, 양민하

▶타시타 딘

서울관이 세계미술의 허브로서 연결되고 전개해 나가길 기원하는 ‘연결-전개’전에서 두드러진 작가는 타시타 딘, 리밍웨이, 양민하이다.



타시타 딘은 영국 출신의 영상 설치 작가다. 작업 초기에는 회화에 집중했으나 이후 영상작업에 몰두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베네세상, 2008년 휴고 보스상, 2009년 쿠르트-슈비터스상을 수상했다. 이번 출품작은 ‘필름’이다. 높이 6.5m, 넓이 3.8m의 초대형 스크린에 약 11분짜리 영상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작품이다. 35㎜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됐다. 디지털로 급속히 대체되는 지금의 상황에 깊은 우려를 갖고 그 느낌을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영국 테이트미술관에서 전시됐던 것을 서울관에 맞게 조율했다.

타시타 딘 ‘필름’(사진=국립현대미술관)
▶리밍웨이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2003년 제50회 베니스비엔날레 대만관 대표작가였다. 이번 출품작은 ‘움직이는 정원’과 ‘소닉 블로섬’. ‘움직이는 정원’은 갈라진 틈에 생화를 장식한 모양이다. 작가는 이 작은 정원의 꽃들을 즉석에서 관객에게 나눠준다. 작가의 선물이자, 감정의 교류다. ‘소닉 블로섬’도 마찬가지다. 다만 물체가 아니라 소리의 교류다. 성악가가 미술관을 돌아다니다가 관객에게 “선물을 받겠냐”며 물은 후 승낙하면 즉석에서 슈베르트의 가곡을 불러주는 퍼포먼스다. 조용한 미술관에 아름다운 아리아가 울려퍼진다. 관객에겐 낯설지만 따뜻한 감동이다.

리밍웨이 ‘움직이는 정원’(사진=국립현대미술관)
▶양민하

국내에서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업을 해온 작가다.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최신작 ‘엇갈린 결, 개입’이다. 종친부에서 병원, 기무사, 그리고 다시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서울관은 수많은 시간적·상황적 결과가 흔적으로 쌓여있는 공간이다. 작가는 서울관이 갖고 있는 역사적 맥락을 ‘결’로 표현했다. 7m 높이의 구조물을 벽에 덧붙여 설치하고 이 구조물과 복도 바닥에 ‘결’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투영시켰다. 관람객들이 그 작품 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새로운 수치와 기록이 누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