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노벨문학상 누구…베팅 찬쉐·단골 하루키·韓 김혜순

by김미경 기자
2024.10.02 12:33:15

출판계 특수 노벨문학상 시즌 D-8
스웨덴 한림원, 10일 오후 8시 발표
공식 후보 비공개·베팅 순위로 추측
작년 욘 포세 수상, 亞·여성에 갈까
국내선 한강·황석영 거론 `가능성↓`

왼쪽부터 중국의 찬쉐,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한국 작가 시인 김혜순과 소설가 한강(사진제공=부커재단ⓒ첸 샤오젠·연합뉴스·뉴스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노벨상 시즌이 돌아왔다. 요즘 출판계 큰 화젯거리도 ‘노벨문학상’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월 10일 한국 시간으로 저녁 8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매년 이맘때면 출판계는 비상이 걸린다. 연말 출판 시장을 좌우할 초대형 특수인 만큼, 출판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몇몇 출판사는 벌써부터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라는 딱지를 붙여 마케팅을 펼친다.

출판업계는 “유럽에 편중된 경향, 고령 작가에게 순번이 돌아가는 관행, 국가대항전 성격에 따른 다양성 부족 해소를 욕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많지만, 그럼에도 노벨상은 세계 문학을 만나는 통로임이 분명하다”며 “대중적 인지도는 물론, 시대정신의 총화이자 인류 지성을 계측할 수 있는 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수상자를 결정하는 스웨덴의 한림원은 누가 후보에 올랐는지조차 공개하지 않는다. 다른 문학상처럼 예비 후보자 명단이 없기 때문에 출판계가 참고하는 건 뜻밖에도 도박 사이트다. 지난 2006년 래드브룩스가 그해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터키)을 맞히면서 생겨난 관행이다. 지금은 나이서 오즈 사이트가 주요 가늠자다. 아예 노벨문학상 베팅 판이 열린다.

현재 나이서오즈(Nicer Odds) 베팅 1위는 중국의 찬쉐다. 찬쉐는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자주 거론됐던 인물이다. 대표작 ‘오향거리’(문학동네), ‘황니가’(열린책들), ‘격정세계’(은행나무) 등이 국내에도 소개됐다. 수상 시 모옌(2012)에 이은 두 번째 중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된다.

그는 초현실적인 작품 설정, 그러나 사실적인 인물 및 감정 묘사로 인해 ‘중국의 카프카’로 불린다. 미국 작가 수전 손택이 생전에 “만약 중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그것은 바로 찬쉐일 것”이라고 극찬할 만큼 서구에서도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찬쉐를 비롯해 호주 제럴드 머네인, 캐나다 시인 앤 카슨, 러시아의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수상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단골 후보로 거론돼온 미국 작가 토머스 핀천(배당률 11배)에 이어 케냐 출신 작가 응구기 와 티옹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이상 13배), 인도 태생의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19배) 등이 명단에 올랐다.

자료=예스24 제공
예스24는 국내 주요 출판사 문학담당자 25명이 뽑은 노벨문학상 수상 유력 후보를 공개하고 수상자를 맞힌 댓글 작성자 10명에 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예상 댓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수상 유력 후보 순위를 보면 찬쉐,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중국의 옌롄커 순이다.

국내 작가로는 시인 김혜순, 소설가 한강과 황석영 등이 거론된다. 실제 수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 역시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김혜순 시인은 최근 10년간 해외 주요 문학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한국 작가다. 문학평론가인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김 시인에 대해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해외에 소개되고 상을 많이 받은 시인”이라며 “김혜순의 시를 읽는 것은 이제 세계 독자들과 함께 읽는다는 것과 같다. 한국 문학의 동시대성을 획득한 작가”라고 했다.

미국 시사지 뉴요커는 ‘화제의 인물’로 김혜순 시인을 소개하며 “매우 한국적이면서도 세계를 향해 열린 그의 작품이 번역되기 시작하면서 북미와 유럽 전역에 팬층이 생겨났다”고 썼다. 이런 분위기 속 한국 문단 관계자들은 “한국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이는 김혜순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장석주 시인도 지난달 문체부 주관의 공식 행사장에서 “김혜순 시인은 세계 주요 문학상을 휩쓸고 노벨문학상에 노미네이트되고 있다”면서 “세계 속 한국 시의 위상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