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홍남기 "日 규제에도 성장률 추가 하향조정 없다"

by김소연 기자
2019.07.03 11:54:16

"日 조치, WTO 협정과 배치…관계부처 대책 마련 중"
추경 통과 시급한 과제…두달 내 70% 집행 계획
재정 투입, 경제활력 마중물…근본해법은 민간투자 확대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 조치과 관련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수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지금으로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일본의 조치로 인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다시 수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미 상반기부터 일본의 조치에 대응해 관계부처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꾸준히 논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은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리 기업에 대한 반도체 관련 소재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일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며 “반도체를 포함해 소재 부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기간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의 수익성 다변화, 국내 생산 설비 확충 등을 위해 매년 1조원씩 집중 투자하고 민간 투자도 함께해 해당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이번 일본 조치를 관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 수출·투자 등 경제지표에서 경기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2차 추경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지금 단계에서는 2차 추경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려면 재정 정책은 마중물이고 근본 해법은 민간 투자 확대”라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핵심은 민간투자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각종 세제 지원 통해 지원하고 민간에서 정말 투자가 자체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데 주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가장 시급한 것은 추경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라며 “추경안이 통과되는 대로 정부는 두달 내에 70% 이상 집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투자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2.4~2.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개선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경제 여건이 크게 변화했고, 교역 규모 증가율이 둔화하고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 지난해 말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는 하향 조정했다”며 “대내적으로는 국내 투자 부진과 수출이 7개월 연속 마이너스된 부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은 연간으로 보면 작년 대비 -5% 감소세가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 업종별 수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민간 기관에서는 올해 2% 초반대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는 지적에 홍 부총리는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 각종 연구기관, 외국계 기업 등 다양한 전망치가 나오고 있는데, 정부로서는 2.4~2.5%를 제시한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추경안이 반드시 집행된다고 보고, 오늘 발표한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한 대책을 제대로 추진한다는 것을 전제로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세수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법인세 성적을 보고 판단해야겠으나 전체적으로 올해 세수가 정부가 설정한 세입예산 범위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설비투자·건설투자에서 부진이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노후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개보수 추진, 8조6000억원에 달하는 생활SOC 예산을 집행하면서 건설 투자 개선 및 지역건설 경기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앞서 홍 부총리는 발표문에서 “확대되는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활력 보강에 최대 방점을 두겠다”며 “민간과 공공부문의 투자여력을 총동원해 투자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