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어쩌나'..회장님 건강부터 내년 사업까지 '전전긍긍'

by함정선 기자
2015.12.15 14:14:54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CJ(001040)그룹이 충격에 빠졌다. 예상과 달리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확정하며 앞으로 경영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집행유예에 기대가 컸던 만큼 허탈함도 큰 모습이다.

15일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이원형)는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6월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일본 부동산 관련 배임 부분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집행유예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형량은 2심 3년보다 고작 6개월 줄어드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건강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 회장은 2013년 구속 기소 이후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상황이다. 15일 파기환송심에도 휠체어를 타고 서울고등법원에 나타났다.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인 2013년 8월 만성 신부전증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진행했으나 거부 반응,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고생했고 그 과정에서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투스(CMT)’까지 더 악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고, 이날 실형 확정 판결에도 바로 수감되지는 않는다. 내년 3월까지 구속집행정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로는 내년 3월 이후에도 바로 수감이 어렵지 않겠느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J그룹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만을 기다리며 보수적인 경영을 해왔다. 2년 반의 보수적인 경영으로 성장률은 4%대에 머물고 있고 대규모 투자도 모두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이 회장이 2년6월의 실형 선고를 받게됨에 따라 그룹의 미래에 대한 전략을 다시 구상해야 할 상황이다. 대기업이 5년 가까이 보수경영만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글로벌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경쟁사에 밀릴 수 있다.

당분간은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지만, 변화를 논의할 시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자녀가 아직 20~30대 초반으로 어리고 지분도 낮아 후계구도를 그리기에는 이르다. 손경식 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의 책임 있는 경영이 필요할 때라는 지적이다.

한편에서는 CJ그룹이 이 회장 공백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비용과 투자, 개편을 최소화하는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비용을 줄이면 성장은 없어도 조직을 유지할 수는 있다”며 “다만 미래의 CJ그룹이 성장 동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