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철강 두고 EU·美 딴소리…급조한 협정에 해석 분분
by김겨레 기자
2025.07.28 10:45:32
폰데라이언·트럼프 무역협정 발표 제각각
"의약품도 15% 관세" vs "의약품은 제외"
"철강 관세 축소·쿼터제 도입" vs "50% 관세 유지"
블룸버그 "3개월만에 한 협상, 구체적 내용 거의 없어"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EU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내리는 무역 협정을 타결한 가운데 세부 내용을 두고 양측의 발표가 엇갈리고 있다. 통상 수년이 걸리는 무역 협정을 3개월 만에 서둘러 타결하면서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결여됐다는 평가다.
|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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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무역 합의에 대한 핵심 세부사항에 대한 입장이 엇갈려 무역 협정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U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거의 모든 EU산 상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적용받는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 회원국들이 시장을 무관세로 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의약품을 두고도 입장이 엇갈린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산 의약품도 15%의 관세를 적용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에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이번 협상과) 다른 문서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은 이번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혀 향후 의약품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관세 전쟁의 핵심인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도 다른 내용을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해당 금속에 대한 관세가 축소되고 쿼터제가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EU산 의약품은 15%의 관세를 적용받는 반면 철강·알루미늄은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양측의 이견이 큰 무역 협상을 3개월 시한을 두고 서둘러 협상하면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EU는 지난 2013년 자유무역협정(FTA) 성격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체결을 위해 3년 동안 10차례 이상 만나 협상했지만 결국 좌초됐다.
블룸버그는 “무역 협정은 일반적으로 수년간의 협상을 거쳐야 하며 그 내용은 수천 페이지에 달하기도 한다”며 “이번 예비 협정 논의는 지난 4월에 시작해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 컨설팅기업 테네오 연구소 부소장 카르스텐 니켈은 “이제 초점은 해석 및 실행에 대한 리스크로 옮겨가 정치적이고 기술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이번 협정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주요 불확실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타결한 미·일 협상 내용 가운데 일본이 약속한 대미 투자 5500억달러(약 759조원)에 대해서도 미국과 일본 측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산 자동차 관세 25%를 15%로 내리는 시점도 일본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이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구체적인 날짜를 못 박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