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공모주 ‘SK바이오사이언스’ 1주라도 더 받으려면?

by이지현 기자
2021.03.02 11:00:20

한 달에 계좌 1개? 객장에 가면 예외 있다
비례방식엔 증권사별 우대책 활용도 방법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객장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때문입니다. 3월 9일과 10일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을 1주라도 더 받으려면 계좌를 1개를 더 만드는 게 답이 되면서 신규 계좌를 만들려는 이들이 객장에 몰리고 있어서입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공모주를 받으려 복수 계좌를 만들거나 가족 계좌를 만들려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공모청약을 하려면 청약 주관사의 계좌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보통 청약은 1계좌 1청약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 배분 제도가 비례방식에서 ‘균등 50%+비례 50%’ 방식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비례방식을 적용하면 한 계좌에 뭉칫돈을 몰아넣는 게 공모주를 1주 더 받는 데 유리했습니다. 반면 균등방식은 개인투자자 몫으로 할당된 공모주식 물량의 절반을 청약 참가자에게 똑같이 나눠줍니다. 일반경쟁률이 1000대 1일 경우 청약 최소단위인 10주만 청약을 해도 1000주 청약한 사람과 똑같이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례방식이 적용된 빅히트(352820)의 공모청약에선 청약증거금 1억원을 넣고 2주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청약 증거금만 넣어도 1주 이상의 공모주 확보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4만9000~6만5000원입니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6만5000원으로 결정될 경우 최소 10주 청약 시 청약 증거금으로 32만5000원을 넣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청약 증거금이 소액일 경우 한 곳에 뭉칫돈을 넣기보다 여러 계좌에 최소단위로 청약하는 것이 청약에 유리한 구조가 됐습니다.

당초 금융당국은 복수 수관사를 통한 중복 청약을 제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증권사 간 시스템이 연결되지 않아 중복청약을 확인할 수단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주관사별 계좌를 이용한 중복청약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꼼수’가 아닌 ‘묘수’가 되고 있습니다.

최고 경쟁률이 나오더라도 청약에 참여하면 최소 1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청약주관사와 인수단 모두 6곳에서 계좌를 만들어 최소 단위로 개별 계좌 청약 시 최소 6주 정도의 주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IPO의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849만1500주),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527만8500주)과 미래에셋대우증권(504만9000주)입니다. 이 외에도 인수단으로 SK증권(001510)(183만6000주), 삼성증권(016360)(114만7500주), 하나금융투자(114만7500주)가 참여합니다. 즉 개인투자자는 6개 증권사에서 개별청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청약시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신규계좌 개설은 쉽지 않습니다. 2015년부터 신규계좌 발급 조건이 강화되며 20영업일 즉 1개월에 1개의 신규계좌만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신규계좌를 만들었다면 다른 증권사에서 추가 신규계좌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한 달간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모청약 시기가 임박하며 계좌를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드는 이들이 객장을 찾아와 발만 동동 구르는 일이 최근 크게 늘자 증권사들은 저마다 대안을 마련한 상태입니다.

NH투자증권의 일부 지점은 단기간 다수 계좌 개설 이력이 있더라도 추가서류가 있다면 제한적으로 신규계좌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 창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안 되지만 고객 민원이 많아 타사의 계좌개설확인서와 거래내역서를 받아 주관적인 판단하에 제한적으로 추가 계좌개설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1개월 이내에 타사에서 신규계좌를 만들었더라도 관계없이 신규 계좌 개설을 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비대면 가족계좌 개설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최근 미성년자 등과 같은 가족계좌 개설의 경우 비대면으로 안 되기 때문에 객장을 찾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내부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SK증권은 신규계좌 개설 문의가 폭증하며 한시적으로 규정을 완화했다가 다시 원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SK증권 관계자는 “2월 25일 (한 달 내에 다른 곳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 했더라도 우리회사에서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이 가능하도록 규정이) 한시적으로 풀렸다가 내부 검토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거 같아 다시 비대면 신규 복수계좌 개설을 막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증권은 “가입단계에서 일반금융거래가 아닌 증권매매나 IPO 등과 같은 목적을 달리하면 타사에서 단기간에 신규계좌를 만들었더라도 우리회사에서 신규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일 계좌로 승부를 보겠다면 증권사별 우대책을 활용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균등 50%+비례 50%’ 방식에 따라 청약참여자에게 절반을 균등하게 나눠주고 나머지 절반은 청약증거금 비중에 따라 추가로 더 줍니다. 이때 증권사별로 고객 우대책을 마련해 청약 최고한도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청약 최고한도가 높을수록 그만큼 많이 청약증거금을 넣을 수 있어 1주라더 더 받는데 유리합니다.

NH투자증권 일반청약자 최고청약한도는 8만4000~10만주(청약 직전 3개월 내 신규가입자 등 대상)이나 청약개시일 직전에 계좌을 만들었다면 절반에 불과한 4만2000~5만주만 청약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적립식펀드 등에 가입해 3회 이상 일정규모 이상의 납입 실적 등이 있다면 최대 21만~25만주(2.5배)까지 청약이 가능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전용 고객에는 청약한도의 50%인 2만1000~2만6000주만 청약할 수 있습니다. 일반 고객(직전 3개월 평균 잔고 3000만원 이상 등)의 경우 100%인 4만2000~5만2000주, 우대 고객(퇴직연금 가입고객이거나 3개월 평균 잔액 5000만원 이상)의 경우 200%인 8만4000~10만4000주, 최고우대 고객의 경우 300%인 12만6000~15만6000주가 청약한도입니다.

삼성증권도 이와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청약 전일까지 계좌가 개설된 고객 중 온라인(HTS)을 이용해 청약을 진행하는 고객은 청약 한도가 일반고객(1만4000~1만7000주)의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다만 2월에 신규 계좌를 만들고 2000만원 이상 계좌에 넣었다면 우대청약한도인 200%를 적용해 2만8000~3만4000주로 늘어납니다. 이 외에도 연금상품을 가입했거나, 급여이체 등의 요건을 충족해도 우대자격을 줍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일반고객(그린, 패밀리 등급)의 경우 1만4000~1만7000주를 청약 한도로 설정했습니다. 다만 우대고객(하나VIP, VIP, 하나패밀리)의 경우 일반의 2배(2만8000~3만4000주)로 청약 한도를 늘 려 적용합니다.미래에셋대우는 온라인 매체 청약자에게는 200%를, 유선 전화나 영업점 방문 청약자에게는 100%를 청약 한도로 설정한 상태입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균등과 비례 배분을 적용할 경우 청약물량을 가장 많이 확보한 증권사에 청약하는 게 가장 유리한 구조”라면서도 “비례배분의 경우 증권사별 우대조건이 다른 만큼 자신의 등급을 확인해 목돈을 넣을 계좌를 설정하는 게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